‘한화와 결별’ 한상훈 “행복했던 13년…더 이상 상처 없기를”
2016-03-30 17:50
한상훈은 30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를 통해 친정팀이었던 한화와 결별을 선언했다.
한상훈은 “팬 여러분과 동료들께 한화를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이렇게 전하게 돼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입단 이후 한화를 제2의 고향이자 부모님 품과 같은 곳으로 생각해왔고 지금도 저의 프로야구인생의 근본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13년간 자랑스럽고 존경하는 코칭스태프 분들과 동료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호흡하며 땀 흘리고 영광스러운 자리를 함께 했었던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어려운 시기에 이글스 팬들과 함께했던 나날들을 잊을 수 없고 제 야구인생의 이글스팬들을 만났다는 것에 대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13년간 줄곧 한화의 한상훈으로 소개했는데 이제 그 명칭을 의지와 상관없이 떼어내야 하니 정말 어색하고 착잡하다”고 전했다.
한화와 한상훈의 결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한화는 지난 시즌 종료 뒤 계약기간 2년이 남은 한상훈을 2016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뒤 육성선수 계약을 제안했다.
한상훈은 2013년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로 한화와 4년 총 13억원에 계약해 아직 2년 연봉 총액 4억원이 남아 있다.
그러나 한상훈은 구단이 잔여 연봉을 지급하기로 한 구두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상훈은 “한화를 떠나고 싶지 않았고 구단에서 제시한 육성선수 또한 받아들이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며 기다렸고 팀이 제 문제를 정리할 시간을 충분히 드렸다는 것”이라며 “다만 구단이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저를 팀 사정상 제외하였듯이 구단도 선수계약과 약속 부분을 명확히 처리함이 맞다”고 강조했다.
또 “한화가 프로 구단으로서 제대로 된 야구 비즈니스를 운영하길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후배들과 동료들이 계약과 규약에 의해 운영되는 구단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길 바라고 더 이상 이 문제로 구단과 다른 동료와 후배들이 상처 받기 원하지 않는다. 제 계약 부분은 구단과 협의해서 잘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상훈은 특히 이번 논란으로 상처를 받은 가족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전했다. 그는 “이 글을 쓴 또 하나의 이유는 가족 때문”이라며 “야구를 뛰어나게 하지 못했어도 그라운드에서 만큼은 그 어떤 누구보다도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눈앞의 이익에 휘둘리는 선수가 아닌 떳떳한 야구선수로 한 가정의 남편으로 아빠로 아들로써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상훈은 한화 유니폼을 입은 FA 첫해인 2014년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6을 기록했고, 지난해 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0에 그쳤다. 통산 타율 0.239를 기록했으나, 타격보다 수비에 강점을 지닌 선수로 평가받았다.
이제 한상훈은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타 팀과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다.
한편 한화 구단은 한상훈에 대한 잔여 연봉을 지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