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독일어·러시아어·아랍어·베트남어 언어음성DB 배포
2016-03-30 10:16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외국 언어에 대한 음성DB는 최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확산 보급과 함께 아주 중요한 원천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독일어, 러시아어, 아랍어, 베트남어 대화체 언어음성DB를 국내최초로 구축해 배포한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30일 4개 국어 대화체 음성DB 총 36만 문장 및 한국어 대역 총 20만 문장을 산업체 및 학계 등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언어음성 DB는 음성인식 분야와 언어번역 분야의 SW 개발이나 음성언어처리 연구의 기초데이터로 사용된다. 기업들은 그동안 SW들을 태블릿 PC나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전자사전, 지능형로봇 분야에 널리 활용해 왔다.
다국어 음성DB를 활용하면, 향후 해당 지역 언어권에 수출하는 음성인식 에어컨, 음성인식 TV리모콘,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등에 장착돼 수출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DB 배포는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래창조과학부가 NIA(한국정보화진흥원)을 통해 추진하는 국가DB사업 중 하나인 “스마트 모바일용 다국어 언어음성DB”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현재 국내 업체와 애플, 구글 등 세계적 기업 간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지능형로봇, 무인자동차, 스마트TV 등 스마트 인터페이스 분야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따라 ETRI가 이번 DB배포를 통해 스마트 인터페이스 분야의 외국기술 잠식을 차단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그동안 음성DB를 이용한 상용제품들은 국가DB사업에서 구축한 자료를 이용해 국내 기술로 자체개발한 부분도 있으나, 국내 DB가 없는 경우 외국에서 개발한 음성인식 및 번역엔진을 도입하여 탑재하는 형편이었다. 특히, 최근 자동통역서비스 등 스마트 인터페이스 산업이 확산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이 분야의 기술 자립을 위해서는 다국어 언어음성DB 구축이 시급히 요구된다.
ETRI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해 지난 2011년부터 한·영·일·중 등 다국어 언어음성DB를 구축, 배포해 왔다. 2014년에는 프랑스어를 추가하고, 지난해에는 독일어, 러시아어, 아랍어, 베트남어를 구축한 바 있다.
언어음성DB 구축은 철저한 품질 관리가 필수적이므로, 언어음성DB는 가격이 비싸다. 유럽언어자원협회(ELRA) 등 해외로부터 일부 외국어 DB 구입이 가능하나, 300~500명이 발화한 음성DB의 경우 1~2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반해, ETRI가 제공하는 4개국어 음성DB는 발화 인원수가 총 2400명에 달해 가격면에서도 해외DB대비 5~10% 수준으로 저렴해 중소기업에 제공되고 있다.
ETRI는 현재까지 국내 57개 기관에 247개 DB를 배포, 총 430억원에 해당하는 비용 절감 성과를 얻었으며, 이번에 배포하는 8종의 DB를 국내 10개 기관에 배포할 경우 최소 12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영직 ETRI 자동통역연구실 박사는 “ETRI의 음성DB는 국가DB사업에서 요구하는 고품질 수준으로 국가지정 감리업체로부터 합격했다. 본 DB를 활용할 경우 언어음성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신규시장 창출 및 국제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ETRI가 배포한 DB업체로는 삼성전자, LG전자, KT, 네이버, 카카오, 보이스웨어, 쓰리소프트, 인피니티텔레콤, 디오텍, 시리우스소프트, 시스트란 인터내셔널, 솔트룩스 등이 있다.
한편, ETRI가 현재 배포중인 DB목록은 총 37개 자료로 음성 2300시간, A4기준 텍스트는 2만 8000면에 달하며, 이에 관한 자료는 https://astc.etri.re.kr/tcenter/db/db_form.jsp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