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감사결과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는 비리사학에 대해 학급수 감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주목된다.

학급수 감축 처분은 지난 2012년 충암초 1개 학급과 충암중 2개 학급에 대해 내려진 이후 그동안 없었다.

29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조희연 교육감은 28일 열린 주간간부회의에서 “사학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비리사학의 경우 학급 수, 학생수 감축과 같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감사 결과 시정요청에 대해 사학이 적극적으로 대응한 경우 이에 부응해 적절히 대처하자”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현재 감사관 대행체제에서도 감사관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감사관 본연의 업무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조 교육감의 학급 수 감축에 대한 언급은 공립학교와 달리 사학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내리더라도 이행하지 않는 경우 마땅한 별도의 제재 수단이 없어 특단의 대책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교육청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학급수나 학생수 감축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어 제재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번 언급은 감사결과 비리가 드러난 충암고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충암고는 지난해 급식비리가 감사결과 드러나고 이를 교육청에 알린 공익제보교사를 이번 학기 담임에서 배제하는 등 교육청의 시정명령에 어긋나는 처분을 해 와 교육청 감사관실은 학급수 감축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조 교육감의 언급에 따라 지난 2012년에 이어 또 충암고를 대상으로 학급수 감축 처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충암학원은 곽노현 교육감 당시 2012년에도 횡령 등 비리가 드러나고 감사 결과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충암초 1개 학급, 충암중 2개 학급에 대해 감축 처분을 받았다가 교육감이 바뀐 뒤 학급수가 원상 회복된 전력이 있다.

충암고는 지난해 11월 이례적으로 서울교육청의 종합감사를 거부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2개 학급이 줄어드는 경우 약 65명의 학생 정원이 줄어들게 돼 정원 뿐만 아니라 운영비 산정 등에 있어서 불이익이 따른다.

교원 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실제 학급수 감축 처분이 나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감사결과 비리가 드러난 사학에 대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학급수 감축이나 교육환경 개선비를 주지 않는 방법의 처분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학급수 감축이나 교육환경개선비 미지원 처분의 경우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부분이 있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