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 평택 반도체 공사 9개월 늦춘 이유

2016-03-29 11:16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기공식 당시 모습.[사진=박현준 기자]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단지 조성공사를 9개월 가량 늦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평택 반도체단지 건설은 2018년이었지만, 정부정책에 호응해 1년 이상을 앞당겨 2017년 공장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반도체공장 구축을 위한 조성공사도 지난해 말 완료돼야 했지만, 이를 늦추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운 정부정책과 메모리반도체 시황침체라는 시장상황의 틈새에서 투자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삼성전자의 고민이 묻어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29일 본지 취재결과, 삼성전자가 평택시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내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의 조성공사 준공일을 9개월 가량 늦춘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삼성전자는 조성공사를 2015년 12월에 마치고, 2017년초 공장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지 및 기반시설에 대한 조성공사 준공일이 올해 9월로 미뤄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인프라 문제 등 외부 요인이 아니라, 자체 판단으로 공기 연장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부지정리가 끝난 부분부터 공장 건축에 들어가, 가동 예정일을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측은 공사과정에서 변동이 생겨도 2017년 공장가동 목표일은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오히려 가동일은 계획보다 1~2주 앞당기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플랜트 업계 관계자는 “3개월만 늦춰도 2‧3교대로 빠듯하게 공사해야 예정일을 맞추는데 9개월이면 힘들다”며 “공장 건축과 조성공사를 동시에 진행한다고 해도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업황이 둔화돼 공격투자를 자제하는 상황이다. 수요 약세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실적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설비투자에 적극적이던 업체들은 올해 다소 보수적인 태도로 전향했다. 삼성전자의 공기 연장도 이런 시장상황을 감안한 조율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공장내 메모리 또는 시스템LSI 중 어떤 생산라인을 구축할지도 고민해 왔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편 반도체단지 건설 계획에 따르면, 1단계 투자로 총 15조6000억원이 투입돼 41조원의 생산유발과 1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정부도 경제활성화 정책에 따라 인프라 조성 등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