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사건 현장 검증 실시… 계부 "시신 찾고 싶은데 기억 안나"

2016-03-26 15:21

[사진=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친모의 가혹행위로 숨진 의붓딸을 암매장한 계부 안모씨(38)가 현장 검증을 통해 5년 전 범행을 재연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5년 전 당시 4세였던 안모양이 숨진 이후 계부 안씨가 시신을 나흘 동안 베란다에 방치했가가 진천 야산에 암매장하는 과정을 26일 오전 10시부터 현장 검증했다.

사건 당시 안씨 가족이 살던 아파트에는 현재 다른 사람이 살고 있어 안양의 사망 경위나 베란다 방치 과정에 대한 현장 검증은 청주 상당구 우암동 경찰 관사에서 이뤄졌다.

안씨는 안양 대역인 아기 인형을 안고 베란다에서 차 트렁크로 시신을 옮기는 과정과 암매장에 쓰인 삽을 사는 장면 등을 재연했다.

이어 안씨가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자백한 충북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야산으로 옮겨 안양의 땅에 묻는 장면도 재연했다.

현장 검증은 1시간 30여분 만에 종료됐다.

현장 검증을 마친 안씨는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착잡하고 너무 미안하다"며 "시신을 찾고 싶은데 기억이 안 난다. 이 산은 맞는데 정확하게 지목하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안양은 2011년 12월 친모인 한모씨(36·지난 18일 사망)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물을 받아 놓은 욕조에 머리를 3∼4차례 집어넣어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진천 야산에 암매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안양의 시신은 이날 수색 작업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굴착기 1대와 기동대원을 동원해 진천 야산에서 시신 수습 작업을 진행했다.

경찰은 전날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지표면 투과 레이더(GPR)를 동원한 지질조사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된 7곳과 추가 암매장 의심지점 6곳 등 13곳을 집중적으로 발굴했다.

하지만 지난 19일과 21일, 25일 세 차례 수색에 이어 이날 역시 흔적을 찾지 못했다.

결국 경찰은 이날 오후 1시께 작업을 마치고 철수했다.

경찰은 마지막으로 오는 27일 의경들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였던 야산 일대를 광범위하게 검침봉 수색을 벌일 예정이다.

검침봉 수색은 기다란 쇠침으로 땅속을 찔러 살피는 것이다.

경찰은 안씨에게 사체유기와 아동복지법상 폭행 혐의, 자살한 아내 한씨를 폭행한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오는 28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친모 한씨에 대해서는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자살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