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심 잡아야 대박이지 말입니다"…'나라사랑카드' 팽팽한 기싸움

2016-03-27 19:25
-나란히 출시 100일…일단 국민카드 '승'

[아주경제=]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나라사랑카드를 놓고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의 경쟁이 치열하다. 

신규고객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업계가 미래 잠재 고객 확보를 위해 군 복무를 앞둔 젊은층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사랑카드는 군 복무자가 징병검사부터 예비군 훈련 때까지 받는 봉급 등을 이체 받아 쓸 수 있는 체크카드다. 현재 대한민국 군장병은 60만명이다.

27일 은행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출시한 나라사랑카드는 최근 출시 100일을 맞아 가입자 확보를 위해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나라사랑카드는 지난 2005년 처음 출시된 이후 신한은행이 10년간 독점운영하다 지난해 6월 두 은행이 복수사업자로 선정됐다. 신제품도 지난해 12월 나란히 출시했다. 양사는 현재 카드상품과 모델, 100일 마케팅 등 곳곳에서 맞붙으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먼저 국민은행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나라사랑카드는 현재 20만좌 발급을 돌파했다. 카드에 내장된 IC칩을 활용해 체크카드 및 전자통장, 전자병역증 등의 기능을 하나로 묶었다. 군부대 화재나 폭발, 붕괴사고 등에 5000만원, 군부대 외 대중교통 상해에 1억원까지 보상하는 보험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 

현역장병과 입영대기자, 전역 장병 등이 이 카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PX(군마트) 할인 외에도 군인우대금리, 편의점 환급할인, 금융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 측은 최근 군에 입대한 가수 이승기를 앞세워 홍보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기업은행이 출시한 나라사랑카드는 출시 100일 기점으로 12만좌 돌파에 성공했다. PX는 물론 젊은층들이 자주 이용하는 동선을 분석해 GS25, CU 등 편의점과 KTX, 영화관 등의 할인 혜택, 자동화기기 인출 및 이체 수수료 면제 등을 제공한다. 나라사랑우대통장 및 국군희망준비적금에도 최대 5.5% 우대금리를 지원한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전역 후에도 젊은 고객층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보험을 제외한 다른 할인 혜택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초반 강세였던 '이승기 카드'에 맞서기 위해 광고모델도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 출연진으로 확정했다.

나라사랑카드는 금융거래금액에 비해 제공되는 할인 혜택이 많다보니 운영할수록 손해다. 특히 사업자로 선정되면 1000억원 이상의 IT시스템 구축 비용이 들어 초기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이처럼 적극적인 건 갈수록 줄어드는 젊은층 고객을 미리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는 남성 병역의무자라면 나라사랑카드를 의무적으로 발급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서는 매년 수십만명의 젊은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는 셈이다.

실제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나라사랑카드를 독점했던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약 300만명의 20~30대 고객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카드가 젊은고객 1위 점유율을 보유한 것도 나라사랑카드 힘이 크다"며 "나라사랑카드는 개인고객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