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 청구', 상속 재산·상속인 지위 어디까지?

2016-03-25 13:30
- 혼외자 경우, 친자 확인의 소로 상속인 지위 얻어

[사진 = '법률사무소 주화' 김주화 변호사]


아주경제 홍광표 기자 = 최근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혼외자 이씨가 CJ그룹 삼남매 등을 상대로 유류분반환소송을 제기하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혼외자 이씨는 이 명예회장과 영화배우 출신 박모씨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2006년 대법원에서 친자확인 판결은 받았지만, 지난 몇 십 년간 CJ그룹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상속과정에서 소외됐던 딸과 혼외자들은 상속에 대한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 못했다.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호주상속인을 우대하며 제사를 주재하는 장자에 대한 상속 우선권이 암묵적으로 인정 받아온 것.

특히 민법은 유언을 통한 재산처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인의 유언으로 타인이나 상속인 일부에게만 유증을 하는 경우 상속권이 있더라도 상속재산이 없는 불공평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 유류분반환청구권, 상속인 지위 포기하면 함께 '소멸'

법률사무소 주화의 김주화 변호사는 “1977년 유류분 제도가 도입됐지만 장자상속을 우선시 하는 구습은 여전히 일부 남아있어 다양한 사례의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상속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억울함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상속에 대한 기본정보를 유념해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상속인인 고인의 자녀(직계비속), 부모(직계존속), 형제자매 또는 배우자가 상속인일 경우 유류분에 대해 권리를 가진다. 이때 상속인이 태아이거나 대습상속일 경우에도 포함된다. 단, 방계혈족 상속인인 사촌, 조카 등은 유류분을 가지지 못한다.

또한,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상속인의 지위 또한 포기한 것이므로 유류분반환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혼외자의 경우 부(父)의 인지만 있으면 상속인의 지위를 가질 수 있다.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혼외자 이씨가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던 것도 2006년 대법원에서 친자확인 판결까지 받아놓았기 때문이다. 혼외자 이씨는 거액의 채무에도 불구하고 이를 그대로 상속했으며, 유류분을 감안해 상속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인 것으로 해석된다.

◆ 유류분 산정 시 기준 되는 '기초재산·상속재산' 대한 집계도 쉽지 않아

현재 이씨가 우선 요구한 자신의 유류분은 2억100원이다. 이에 CJ그룹은 14일 “이맹희 명예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없고, 따라서 유류분도 없기 때문에 소송의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그러나 이 금액은 내달 1일 처 재판이 열리는 소송을 진행하면서 삼남매의 재산과 유류분 계산법에 의해 최대 수천억 원까지도 소송가액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유류분반환청구에서 주요 다툼은 유류분 산정의 기준이 되는 상속재산의 총액을 집계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유류분반환의 범위를 산정할 때 증여받은 재산의 시가 산정 기준 시점은 상속개시 당시이기 때문에 증여 이후 증여 재산의 성상이 변경된 경우 상속재산의 총액 산정부터 다툼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유류분반환청구는 재벌가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이루어지고 있는 생활과 밀접한 분쟁 유형 중 하나”라며 “간혹 친족 간의 분쟁이라는 점에 가사사건으로 혼동하기도 하지만 유류분반환청구는 민사사건으로 분류되는 소송”이라고 덧붙였다.

▸유류분액의 계산
▷[(적극상속재산액+증여액-상속채무액) × (각 상속인의 유류분율)]-특별수익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