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체급 높인 '티볼리 에어', 품격도 높아졌다
2016-03-24 13:30
아주경제(인천) 이소현 기자 = 지난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시장을 뜨겁게 달군 티볼리의 롱보디 버전 ‘티볼리 에어’가 준중형 SUV로 돌아왔다. 사람으로 치면 살이 찌고 덩치가 커진 셈인데, 혹여나 둔해져 예전의 주행성능에 못미치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런 궁금증을 안고 지난 22일 또다른 티볼리인 티볼리 에어 시승에 참여했다. 서울마리나 클럽&요트에서 인천공항까지 왕복 108㎞ 구간에서 시승 및 동승했다.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와 다른 날개 모양의 엠블럼이 눈에 들어온다.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쌍용차 브랜드인 줄 모를 정도다. 독자 엠블럼은 프리미엄 모델에 적용되지만, 엔트리급 모델인 티볼리 에어에 적용한 걸로 볼때 쌍용차의 기대감을 느낄 수 있다.
티볼리보다 툭 튀어나온 티볼리 에어의 뒤태는 앞뒤 바퀴간 거리를 고정시킨 덕분에 비례감을 잃지 않았다.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 아우디 Q3 등 준준형 SUV 대표 모델과 대적할 만하다.
내부 인테리어는 기존 티볼리 디자인 DNA를 계승해 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 또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도 인상적이다. 조수석 앞부분엔 스마트폰, 지갑 등을 꽂을 수 있는 선반이 마련됐다. 앞뒤 문에는 테이크 아웃 커피잔은 물론 1.5ℓ 생수통도 수납가능한 컵홀더도 있다.
티볼리보다 전장을 245㎜ 늘리면서 트렁크 공간을 기존 423ℓ에 720ℓ로 70% 확대했다. 대형트렁크 4개를 싣고도 넉넉하다. 뒷좌석을 접으면 적재공간은 1440ℓ까지 확보된다. 뒷좌석은 원터치로 손쉽게 폴딩할 수 있다.
트렁크를 열면 왼쪽편에 220볼트 인버터를 볼 수 있다. 운전석 왼쪽편에 220볼트 콘센트 모양 버튼을 누르면 이용할 수 있다. 티볼리가 도심형 SUV였다면, 티볼리 에어는 주말 레저용으로 적합한 이유다.
운전석에 앉으니 티볼리보다 시야확보가 좋다. 전고가 350㎜ 높아지며 확트인 개방감에 SUV에 타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주행성능은 기우에 불과했다. 덩치는 커졌지만, 가속성과 브레이크, 핸들링 등 성능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고속주행 상태에서는 무게가 50㎏ 늘어난 덕분인지 티볼리보다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 모드를 설정할 수 있어 운전의 재미도 잡았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버튼을 누르고 달리자 툭하고 튀어나가는 힘이 느껴진다.
티볼리 에어 공인연비는 ℓ당 13.8km다. 18인치 타이어를 장착하고 평균속도 74㎞로 달린 54㎞ 편도구간에서 연비 11.8㎞/ℓ를 기록했다. 특별히 연비운전을 하지 않고 스포츠 모드로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해 달린 탓이다.
가격이 매력적이다. 티볼리 에어는 트림에 따라 2106만~2449만원이다. 다른 국산 준중형 SUV와 비교해도 100만원 이상 낮아 경쟁력도 갖췄다.
반응도 뜨겁다. 사전계약 대수가 영업일 13일 기준 2200대를 돌파하며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티볼리가 쌍용차를 살리는 선발투수였다면, 티볼리 에어는 구원투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