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 창업주라면 누구든 피와 땀으로 키운 기업을 고스란히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을 것이다. 문제는 상속세다. 가업승계의 성패가 상속세라는 장애물을 얼마나 지혜롭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구에서 30년째 제조업을 해온 조모(58)씨는 슬하에 아들 하나와 딸 둘을 두었다. 최근 공장 일을 돕던 장남이 가업을 잇겠다고 나섰다. 조씨는 구슬땀을 흘리는 아들을 볼 때마다 흐뭇하다. 하지만 가업을 승계할 때 발생할 세금을 생각하면 늘 마음 한쪽이 무겁다.

대책 없이 상속 또는 증여를 했다가 공중분해 된 기업이 적지 않다. 많게는 사업의 절반을 세금을 낼 수도 있다. 당장 현금을 갖고 있지 않으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남은 방법은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법인전환으로 이 같은 파국을 피할 수 있다. 일정한 규모 이하의 개인사업자는 법인으로 전환해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를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중소기업 경영자의 평균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경영자 생전에 체계적으로 가업을 승계해 각종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 도입됐다. 증여세 과세특례는 그러나 개인사업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증여세 과세특례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부모의 가업을 승계할 목적으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증여할 때에는 가업주식(100억원 한도)의 과세액에서 5억원을 공제한 후 10%(단, 과세표준 30억원 초과 시 초과금액에 대해 20% 적용)의 세율을 적용해 증여세를 계산한다.

비즈니스마이트 관계자는 "최근 증여세 과세특례 적용 요건 중에 ‘가업을 10년 이상 계속하여 영위한 기업의 주식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삭제되면서 더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게 됐다"며 "개업한 지 10년이 안 된 개인사업자도 법인전환을 통해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를 활용 가능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