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오가 뽑은 별별 명장면] ‘널 기다리며’ 살인마의 본능
2016-03-18 10:26
‘널 기다리며’는 연쇄 살인마 기범(김성오 분)와 피해자의 딸 희주(심은경 분), 그리고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 대영(윤제문 분)의 쫓고 쫓기는 7일간의 기록을 담은 스릴러다.
영화 ‘아저씨’에서 장기매매업자 종석을 연기한 뒤, 영화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김성오는 이후 “비슷한 역할의 홍수” 속에 빠졌다. 종석을 닮은 무수한 캐릭터들과 드라마 ‘시크릿 가든’ 김비서와 닮은 캐릭터들이 줄줄이 그를 찾아왔고 배우로서 속상함을 느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전 배우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수만 있다면 악역이든 선역이든 행복하다는 점이었어요. 악의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까 앞으로 죽을 때까지 제가 악역을 맡는다고 해도 다 똑같지는 않을 거라고요. 다 표현할 수 없을 거예요.”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역시 구급차 신인 것 같아요. 기범이 가진 가장 본능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거든요. 원래는 ‘뜨거운 커피 향 같은 피 냄새’ 등, 꽤 긴 대사가 있었는데 이걸 대사로 할 자신도 없고 그보다 표정으로 연기하는 게 더 강하게 와 닿을 것 같아서 표정으로 대체했죠.”
김성오는 기범의 캐릭터를 두고 “근본적으로 우월감에 휩싸여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우월감을 기둥으로 기범이라는 캐릭터를 쌓아나간 셈이었다.
그는 그 장면에서 가위의 나사를 풀어 손으로 돌리는 등, 더욱 섬뜩하고 오싹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노력했다. 가위를 분리한다는 것은 기범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한 김성오의 아이디어였다.
한편, 살인범의 본능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김성오의 노력은 영화 ‘널 기다리며’에서 만날 수 있다. 현재 절찬 상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