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의 뿌리 전북 부안이 뜬다

2016-03-17 17:27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결 전국 바둑 신드롬

아주경제 최규온 기자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의 대결이 막을 내렸지만 그 여운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세돌 신드롬’까지 일면서 전국의 기원과 바둑학원에는 수강문의가 크게 늘고 있으며 서점가에서도 바둑 관련 서적 판매가 50% 급증하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조남철 국수배 전국학생바둑선수권대회 장면[사진제공=부안군]


전국은 지금 ‘세기의 대결’ 광풍에 휩싸여 바둑 신드롬이 일고 있으며 자연스레 한국 바둑의 뿌리 부안군도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부안은 ‘한국 바둑의 아버지’로 우리나라 현대 바둑을 개척한 조남철(1923~2006) 국수의 고향이다.

조 국수는 1945년 한국기원의 전신인 한성기원을 설립해 우리나라 현대 바둑의 초석을 닦았으며, 해방 직후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20년간 국내 바둑 1인자로 군림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바둑 실력을 ‘급’으로 표시했다. 그러던 중 전국의 바둑 고수들을 모아 일률적으로 초단을 인정하고 리그전을 통해 단수를 부여했지만 이 대회에서 조남철 국수만이 3단을 인정받아 국내 최강자로 공인받았다.

이후 조 국수는 빼어난 실력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한국 바둑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다. ‘한국 바둑의 아버지’ 조남철 국수를 둔 부안 역시 한국 바둑의 뿌리이자 한국 바둑의 메카로 우뚝 섰다.

부안군은 지난 2003년 ‘한국 바둑의 뿌리 부안’과 ‘한국 바둑의 메카 부안’을 상표등록하고 한국 바둑의 본고장임을 천명했다. 이후 2006년 조 국수의 고향인 줄포면 우포리 소재 줄포만 갯벌생태공원에 세계 최초로 바둑테마공원 사업을 추진했다.
 

▲부안 바둑테마공원[사진제공=부안군]


바둑테마공원은 바둑대국장과 대규모 야외바둑체험공원 등이 조성됐다. 100명 가량 수용할 수 있는 바둑대국장은 동시에 32개팀이 대국을 펼칠 수 있고 별도의 관중석까지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조남철기념관' 건립은 각종 유물 확보 문제 등으로 지연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기초단체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여자프로기사 초청기전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한국여자바둑리그 부안곰소소금팀을 창단해 2년째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부안 바둑테마공원[사진제공=부안군]


재정형편이 넉넉할 수 없는 지자체에서 바둑에 이토록 열의를 보이는 것은 바로 ‘현대 바둑의 파종이 부안에서 시작됐다’는 강한 자부심 때문이다.

한국 바둑의 메카이자 뿌리인 부안군은 한국 바둑 육성에도 전국 지자체 중 가장 앞서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조남철 국수배 전국어린이바둑선수권대회를 이어 오고 있으며 부안군수배 바둑대회도 28회까지 개최했다.

2006년부터는 부안여류기성전을 주최해 6기째를 맞고 있으며 오는 9~10월에는 제11회 국무총리배 세계아마바둑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에는 국회의원 바둑모임 ‘기우회’ 초청 대국도 2015 부안마실축제 첫날 진행했다. 또 한국여자바둑리그 부안곰소소금팀을 창단해 지난해부터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대국 장면[사진제공=부안군]


최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 제1국과 제5국 해설자로 나서 뛰어난 미모와 함께 재치 있는 해설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김효정 해설자가 바로 부안곰소소금팀 감독이자 부안군 바둑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바둑특성화 자율중학교인 부안군 백산면 백산중학교는 최근 2년새 4명의 프로기사를 배출하면서 바둑 명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봄 제주특별시에서 열린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치른 바둑경기에서 서울특별시가 4개 부문에 걸린 금메달 중 3개를 휩쓸며 초강세를 보였지만 딱 하나 노메달에 그친 부문이 바로 남자중학부 단체전이다.
 

[사진제공=부안군]


이 부분은 바로 전북, 부안 백산중이 차지했다. 더 놀라운 것은 각 시·도에서 잘하는 학생들을 모아 연합팀으로 출전한 타 시·도팀과 달리 전북은 백산중 단일학교 학생들로 팀을 꾸려 대도시 연합팀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이 모든 성과가 바로 한국 바둑 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부안군의 가시적 성과이다.

김종규 부안군수는 “부안은 한국 현대 바둑의 개척자이신 조남철 국수가 나서 자란 곳으로 한국 바둑의 메카이자 뿌리”라며 “이제 바둑은 세계를 향한 바둑으로 조남철 국수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훌륭한 인재들을 키워 세계로 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