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보러와요' 강예원·이상윤, 한계를 넘어서(종합)
2016-03-17 08:55
3월 16일 서울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날,보러와요’(감독 이철하·제작 (주)오에이엘(OAL)·공동제작 (주)발렌타인 필름 (주)에이앤지모즈·배급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작보고회에는 이철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상윤, 강예원이 참석했다.
‘날,보러와요’는 이유도 모른 채 정신병원에 납치 감금된 여자와 시사프로 소재를 위해 그녀의 사연에 관심을 갖게 된 PD가 밝혀낸 믿을 수 없는 진실에 대한 충격실화 스릴러 영화.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그 충격적인 스토리만큼이나 강렬한 하이라이트 영상 및 예고편이 공개됐다.
자극적인 영상에 “어디까지가 실화인가?”하는 물음이 이어졌고 이철하 감독은 “특정 사건은 모티프로 삼은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감독은 “우리나라 정신보호법을 보면 두 명 이상이 동의하면 정신병원에 감금시킬 수 있다. 이미 뉴스로도 이슈화된 부분이다. 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이 정신보호법을 악용하는 사람들의 문제점을 기초로 했다. 실제 인터뷰를 다니면서 자문하고 실제 있었던 이야기들을 기초하여 만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영화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흔한 이야기라 생각해 반신반의했다”며 “취재 과정에서 이런 일을 지금도 자행하고 있단 얘길 들었을 땐 사명감을 느꼈고 욕심이 생겼다. 우리 영화가 사회적으로도 메시지를 던져줬으면 했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영화의 캐스팅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이철하 감독은 “만나서 한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운명 같다. 두 배우 모두 고생이 많았다. 먼저 고민한 것은 이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어떻게 끌어내느냐 하는 점이었다. 다수의 작품을 한 강예원 한 번도 스릴러를 한 적이 없다고 해서 놀랐다. 이 배우에게 망가지고 고통스러운 모습을 끌어내야 하니 마음이 아팠다. 독하게 연출했어야 했다. 이상윤은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로 이 배우에게 훈남의 이미지가 아닌 다른 모습을 꺼낼 수 있을 것 같아서 함께하게 되었다”고 캐스팅 과정 및 이유를 설명했다.
철저하게 망가지고 고통에 찬 모습을 끌어내는 동안 강예원에게는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긍정적이고 활달하던 그녀가 우울함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강예원은 “‘날,보러와요’ 촬영 후 업(UP)이 잘 안 된다. 워낙 성격이 밝은 편이었는데도 어느 선까지만 기분이 좋고 그 이상 올라가지 않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 시나리오를 계속 읽었는데 낱장이 떨어질 정도였다. 얼마나 봤으면 책이 다 떨어질까 싶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연기한다면 못 할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극 중 누명을 쓰고 정신병원에 감금되는 강수아 역을 맡은 그는 작품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전하며 “모든 사람에게 불신이 생기더라. 촬영장의 스태프들까지도 저를 불신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오죽했으면 “이 배역은 정말 연기를 잘하는 전도연 선배가 하기를” 바랐을까. 강예원은 “괜히 나 때문에 폐가 될까 봐 우려스러웠다. 욕심을 접고 다른 배우가 했으면 하기도 했었다”고 더했다.
반면 이상윤은 강예원과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철저히 이성적이고 계산적인 나남수 PD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그는 평소 친하게 지냈던 감독들의 취재 과정을 떠올리며 나남수 PD의 색깔을 만들어갔다. 시사 프로그램을 즐겨본 것은 당연했다.
그는 “스릴러라는 장르 자체가 복잡한 사건이 얽혀있다 보니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나의 취재과정을 잘 따라올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빈틈이 없게 만들고 싶었다. 감정적 고민보다는 구조적인 면에 대해서 이성적인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장르의 특성상 내 캐릭터가 해야 할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배우의 한계를 끌어낸 작품이자 제작진의 도전이 담긴 영화 ‘날,보러와요’는 수많은 고생만큼이나 빛나는 결과물을 얻었다고 귀띔했다. “상영 전 시사회에서 재밌다는 평을 얻었다. 진심을 담아 솔직한 감정으로 욕심부리지 않고 만들었다”는 이철하 감독의 말이 사실일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4월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