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中 전문가들 "최강제재에도 북은 핵 포기하지 않을 것"
2016-03-14 09:52
중국내 전문가 4인 웨이신좌담회, “결국은 미중 양국이 풀어낼 것”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안이 과연 북한을 핵포기로 끌어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본지는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과 웨이신(微信) 좌담회를 개최했다. 웨이신 단체대화방에서 2시간여 이뤄진 본 좌담회에는 우페이(吳非) 지난(暨南)대학 교수와 량야빈(梁亞濱) 중앙당교 교수, 덩위원(鄧聿文) 전 학습시보 부편집장이 참석했다. 또한 중국에서 국제문제 TV패널로 활동중인 김상순 중국 차하얼(擦哈爾)학회 연구원이 함께 했다. 좌담회 주요내용을 정리해본다.
◇제재안이 북한 핵포기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는가.
량야빈 =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핵무기는 북한에게 일종의 만능무기이다. 안보문제를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인민의 지지를 끌어내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리고 제재의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인민들에게 전가될 것이고, 권력자들은 결코 치명상을 입지 않을 것이다.
덩위원 = 제재로 인해 핵실험에 필요한 기술, 자금, 연료, 원료 등의 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다. 결국 북한은 대화에 나서겠지만 이는 지연전술일 뿐, 그들은 핵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김상순 = 제재가 효과를 거두려면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수적이다. 특히 중국이 제재에 적극적이기 위해서는 미중관계가 원만해야 한다. 미중간에 갈등이 발생한다면 중국의 제재가 느슨해질 수 있다.
◇북한은 왜이렇게 핵에 집착하나.
덩위원 = 그들은 재래식무기로는 국가안보를 지켜낼 수 없으며 핵무기만이 안보를 지킨다고 믿는다. 카다피와 사담 후세인의 말로를 보라. 학습효과로 인해 북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량야빈 = 우크라이나는 과거 미국, 러시아에 이어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였지만, 미·영·러의 안전보장 약속을 대가로 모든 핵무기를 포기했다. 하지만 결국 2014년 러시아는 크리미아를 병합했고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지역에서는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 포기가 스스로에게 위험을 자초할 것으로 여길 것이다.
◇중국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상순 = 미중 양국 사이에는 크게 북핵문제 남중국해문제, 댜오위다오문제, 양안관계 등 4가지 현안이 있다. 이는 양국이 서로 주고 받을 것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4가지 현안 중 가장 시급한 문제가 북핵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미중간의 빅딜이 가능할 것이다. 양국은 과거 소련견제를 위해 협력을 했던 경험이 있다. 양국은 북핵문제해결을 위해 잘 협력해 갈 수 것이다.
덩위원 = 북한정권이 붕괴되지 않는 한 북한은 악착같이 핵무기를 보유하려 할 것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 이로써 열릴 6자회담은 핵확산방지와 추가적인 핵개발 방지 등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제재가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면 국제사회의 다음 수순은 무엇일까.
량야빈 = 철저한 해상봉쇄와 전수검역 등 더욱 강력한 제재가 나올 것이다.
김상순 = 해상봉쇄와 대대적인 대북선전전 등이 나올수 있다. 국지적인 군사작전도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미국은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보조를 맞춰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중간에 여러형태의 협력이 나올 수 있다.
◇이번 제재안의 키는 중국이 쥐고 있는데.
량야빈 = 중국의 협조가 중요하다. 외교부 뿐만 아니라 공안, 사법부 등의 북중 국경지역에서의 밀무역을 금지시키는 등의 조치도 이뤄져야 한다.
김상순 = 중국은 이번 유엔 안보리 제재안이 타결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많은 유효한 재제방안을 내놓은 것도 중국이다. 제재안실행의 키 역시 중국이 쥐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때문에 결국은 미중 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하나.
우페이 = 한국은 중재자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한국은 빠질수 없는 당사자이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나라는 미중 양국이다. 미중관계가 삐걱댈 때 한국이 중재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한국은 양국 사이에서 균형적인 시각을 갖춰야 할 것이다.
덩위원 = 한국은 반세기 이상 미국과 동맹을 유지해왔지만, 중국과 교류가 원활해진 것은 20여년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한국 내 주류는 여전히 미국통이다. 또한 한국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으며, 안보상 미국의 역할은 다른 그 어느 나라도 대체할 수 없다. 이로 인해 한국은 미국을 더 중시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한국이 중재자 역할을 하는데 한계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