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다국적 기업 출신 임원 영입' 열풍
2016-03-22 15:01
동화약품 3번째 도전 성공할까?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국내 제약사들이 외부 최고경영자(CEO)를 잇따라 영입하면서 다국적 제약사 출신 임원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영진약품을 비롯해 종근당·제일약품·보령제약 등은 다국적 제약사 임원을 CEO로 새로 선임하거나 재선임했다. 다소 보수적인 성향의 국내 제약 업계가 다국적기업 출신을 데려오는 경우는 드물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품 해외 수출이 주요 수익을 담당하는 현실과 한미약품이 기술 수출로 크게 성장한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외부 경험을 가진 CEO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산도스 외에 화이자·베링거 인겔하임·MSD 등 해외 제약사 경험이 풍부해 회사 브랜드·제품 세계화에 주력한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특히 영진약품이 기존 주요 수출국이었던 일본을 넘어 미국과 중국 제약 시장으로 영역 확장을 구상하고 있어 박수준 사장의 영입 효과는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 2012년 얀셴 출신 박제화 대표가 임기를 맡은지 1년 6개월 만에 하차했다. 이어 이사를 역임한 화이자 출신 이숭래 대표도 재임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이를 두고 CEO 교체가 너무 잦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일고 있다.
동화약품의 경우 약 120년의 역사를 가진 최고(最古) 전통 기업인 만큼 다국적 기업 출신 CEO와의 조율이 순조로울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바로 이전 이숭래 대표는 화이자에서 27년간 몸담아 한국 제약사 문화와 크게 맞지 않았으리란 추측도 많았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개인적인 이유"라고만 설명했다.
동화약품은 일반의약품 분야도 국내에서 비중 있게 다루고 있어 해외 시장에 지나치게 특화된 CEO 영입이 조심스러울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번 손지훈 전 박스터코리아 사장의 영입을 두고는 낙관이 이어지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손지훈 사장이 해외와 국내 제약사 모두 경력이 있어 이번 대표이사 선임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동아제약 해외 사업부와 디아지오 등 국내·외 제약사 등에서 고루 역량을 쌓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