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기억', 미쳐있는 연출자와 배우들…'시그널' 좋은 기억 이어 받을까

2016-03-11 21:00

1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다노체컨벤션에서 열린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 드라마 '기억' 제작발표회에 감독과 배우들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소희, 이준호, 김지수, 박진희, 이성민, 박찬홍 감독, 이기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인기리에 방영중인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후속작 ‘기억’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기억’ 배우들의 ‘시그널’ 광풍을 뛰어넘을 자부심을 앞세워, 새로운 휴머니즘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 디노체컨벤션에서 방송인 한석준의 진행으로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 드라마 ‘기억’ 제작발표회가 개최된 가운데, 박찬홍 감독, 이성민, 김지수, 박진희, 이준호, 윤소희, 이기우 등이 참석했다.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선고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 남은 인생 전부를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이자, 가슴 뜨거운 가족애를 담았다.

이날 ‘기억’ 연출을 맡은 박찬홍 감독은 ‘기억’에 대해 “예전부터 휴머니즘 드라마를 하려고 생각했다. 이번 ‘기억’은 40대가 주인공인 드라마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며 “김지우 작가님이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남자 이야기를 해보자는 제안을 하셔서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tvN은 예전부터 40대가 주인공인 드라마 편성을 잘 안 해주신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 기획을 듣더니 흔쾌히 좋다고 해주셨다. 의외였다”며 “tvN이 공중파 못지 않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우리를 믿어준 만큼 좋은 작품으로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청자 여러분의 성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작발표회에서는 ‘시그널’이 자주 언급됐다. ‘시그널’은 첫 방송부터 종영을 앞둔 현재까지 시청률 10%를 웃돌며 시청자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전작의 인기에 대한 부담감과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

‘기억’의 소재는 알츠하이머다. 최근 큰 인기를 얻으면서 종영한 SBS ‘리멤버’ 역시 알츠하이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바 있다.
 

배우 김지수, 이성민, 박진희가 1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다노체컨벤션에서 열린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 드라마 '기억'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다소 식상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박찬홍 감독은 “알츠하이머를 다루기 위해서는 40~60대가 넘어가야 한다. 그런 드라마가 많이 없었다”며 “알츠하이머를 통해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기억을 잃어가는 가장 슬픈 병이다. 그런 알츠하이머의 특징 중 하나가 최근 기억은 잃어가지만 과거 기억은 점점 뚜렷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라.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꽤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고난을 당하는 순간 새로운 눈을 뜨게 된다. 여태껏 보지 못했던, 행복하고 기쁘고 환희로 차고 행복 넘치는 순간들을 조금씩 발견하게 된다. 그게 바로 기적인거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고난과 슬픔이 클수록 행복과 기쁨과 환희도 더 커진다. 새로 눈을 뜨고 새로운 세상을 보는 거다. 그게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알츠하이머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스탭들과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 배우들을 통해 배우는 점이 정말 많다. 특히 이성민 씨를 비롯해 중년 배우들의 연기를 볼 때마다 감탄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연기를 통해 연출은 배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생’ 이후 다시 2년여만에 tvN으로 복귀한 이성민은 당시 함께 했던 김원석PD의 연출작 ‘시그널’에 대한 부담감을 특유의 재치로 받아쳤다.

이성민은 “아내가 ‘시그널’ 하는 날이면 난리가 난다. 너무 재밌다고. 그래서 화가난다”고 웃으며 “‘시그널’이 사실 이렇게까지 잘 될줄 몰랐다. 어제도 김원석PD에게 문자를 할까 말까 하다가 안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리고는 이내 김원석PD를 “미친 사람 같다. 잘 만든다”고 극찬하면서도 “우리 감독도 미쳐있다. ‘시그널’의 흥행을 뛰어 넘을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기억’은 이성민이 ‘미생’에서 보여준 임시완과의 브로맨스에 이어 이준호와의 브로맨스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그는 “제가 남자배우와 썸 전문이다”라고 웃으며 “‘미생’ 임시완을 뛰어넘는 브로맨스가 이준호와 탄생할 것 같다. 몇 회만 더 촬영하면 역대급 케미를 자랑할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미 영화 ‘스물’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2PM 이준호 역시 첫 드라마 도전작인 ‘기억’에서 베테랑 배우 이성민과의 호흡에 잔뜩 기대하는 눈치였다.

‘시그널’이 ‘기억’의 흥행에 디딤돌이 될지 걸림돌이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선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가운데, ‘기억’이 이들의 인기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까. ‘미쳐있는’ 박찬홍 감독의 연출과 김지우 작가 콤비의 ‘기억’이 어떤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지 ‘기억’을 향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기억’은 ‘시그널’ 후속으로 오는 18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
 

이성민-이준호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