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스케치] 금통위원 임기 내 남은 두 번의 회의…선택은
2016-03-10 09:23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최근 부진한 경제지표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10일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날 오전 8시57분 정해방·문우식·정순원·함준호 금통위원을 시작으로 하성근·장병화 위원이 차례로 입장했다. 정해방 위원과 문우식 위원은 자리에 앉아 웃음기 띈 얼굴로 이야기를 나눈 뒤 정순원·함준호 위원과 마찬가지로 통화정책방향 관련 자료를 들여다봤다.
정해방·정순원·문우식·하성근 위원의 임기는 내달 20일까지로 이날 금통위를 포함해 총 두 차례 회의만 남겨두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와 달리 주황색 넥타이 차림으로 59분에 등장해 자리에 착석했다. 이후 의사봉을 두들겨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한차례 두들겼다. 이 총재는 대부분 담담하면서도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달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다소 우세한 상황이었다. 같은 날(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회의 등 대외 이벤트가 대기 중인 상황인 데다 해외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해 기준금리 인하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은이 국내외 경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본 뒤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기준금리 인하 시 기대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기준금리 하향 조정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수출을 비롯한 내수 지표 등의 악화가 지속돼 한은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은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하며 14개월 연속 줄었으며 전체 산업생산 역시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의 경우 지난해 메르스 사태가 불거졌던 6월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한은 금통위의 3월 기준금리 동결 시 9개월째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 한은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뒤 동결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금통위원 사이에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대될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총 7명의 금통위원 중 하성근 위원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