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주, 과일소주 열풍 이을까

2016-03-10 00:01

[사진제공=무학]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주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과일소주의 자리를 올해는 탄산주가 대신하는 모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 보해양조, 무학 등 주류업체들이 급변하는 주류 시장에 발맞춰 탄산주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미 성숙단계로 접어든 소주와 맥주 소비시장은 더 이상 큰 폭의 성장이 힘들지만, 탄산주는 높은 도수의 술을 선호하지 않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 신규 소비자 유입이 가능해서다. 때문에 탄산주 역시 과일소주처럼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해당 업체가 소주나 맥주처럼 병 형태가 아닌 페트 형태로 출시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페트는 음료수를 연상케 해 술에 대한 큰 거부감 없이 가볍게 마실 수 있다.
 

[사진제공=보해양조]


탄산주 출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지방에 기반을 둔 보해양조와 무학이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젊은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탄산주 열풍을 가장 먼저 일으킨 곳 역시 보해양조다. 지난해 9월 화이트와인 바탕에 탄산과 소다 맛을 더한 알코올 도수 3도의 '부라더 소다'를 선보인 데 이어 올 1월에는 계절 한정판으로 '부라더 소다 딸기라 알딸딸'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소소'(부라더 소다+소주), '복받은 소다'(복받은 부라더+부라더 소다) 등 새로운 믹싱주를 소개하며 시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주류의 경우 지난달 매실주에 탄산을 섞은 '설중매 매실 소다'를 출시했다. 무학은 10일부터 열대과일향에 탄산을 첨가한 '트로피칼이 톡소다'를 선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들 제품이 과일소주처럼 일시적인 인기에 그치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주류업계의 돌풍을 일으킨 과일 맛 소주의 인기가 1년도 되지 않아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대학교 개강을 맞아 3월부터 여름 시즌까지는 어느 정도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그 이후 시장에 대해서는 회의적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주류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아직 탄산주 출시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시장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와 맥주가 이끌던 주류 시장에 과일소주, 탄산주 등이 인기를 끄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젊은 층과 여성 등 한정된 소비자에게만 인기를 끌면 주류업계 전체의 변화를 주기는 힘들지만,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신제품이 나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