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아들 길에 버린 30대 계모 영장…"아들 11월부터 안보여"

2016-03-09 10:42
밥 안주고 1주일에 3∼4차례 때려…"길에 버렸다" 진술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경기도 평택에서 30대 계모가 7살 아들을 길에 버려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아이가 지난해 11월부터 보이지 않았다는 이웃들의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지난 8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신모(38)씨와 그의 부인 김모(38·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신씨와 함께 아이를 수시로 학대하고 지난달 20일 평택시 모처에서 아들 A(7)군을 길에 버리고 홀로 귀가한 혐의를 받고있다. 신씨는 부인의 학대행위를 알고도 방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일 초등학교 입학 대상인 A군이 학교에 출석하지 않은 것을 이상히 여긴 학교측의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섰다. 그러다가 할머니집에서 생활하는 큰딸(10)로부터 계모의 학대 행위가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2013년 6월부터 신씨 가족과 함께 살며 아이들을 학대했다고 시인했다. 다만 A군을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상태다.

김씨는 당시 남편에게는 '강원도에 있는 친정어머니 지인에게 A군을 맡겼다'고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아내의 말을 믿고 아들을 따로 찾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범행동기에 관해서는 A군 때문에 부부싸움이 계속됐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신씨 부부에 관해 수사를 벌이던 중 이들이 자택 인근 여관에서 투숙한 점을 수상히 여겨 객실을 급습해 체포했다. 객실에서는 소주 4병과 수면제 90알이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A군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확인 결과, A군은 2014년 말까지 누나(10)가 다니던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 다녔으나 지난해 초부터 유치원을 그만뒀다. 이후 A군의 누나는 지난해 4월 평택 시내에 있는 할머니 집으로 옮겨졌고, 인근의 초등학교로 전학했다. A군의 할머니와 신씨 부부는 그후 서로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신씨는 올해 초등학교 입학 대상인 A군을 1월 7일 예비소집일에 데려가지 않았고, 같은달 14일 초등학교에 입학유예를 신청했다.

경찰은 A군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동네 주민 등을 대상으로 탐문수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아이를 본 적이 없다"는 이웃들의 증언을 확보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가 얼마 전까지 인근 슈퍼에서 어린이가 먹을 만한 식재료를 사간 점 등을 근거로, 신씨 자택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A군이 사라진 시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 부부가 A군을 작년 초부터 유치원에 보내지 않은 점, 올 1월 초교 예비소집일에 데려가지 않고 취학유예 신청한 점, 작년 11월부터 동네 주민들이 A군을 보지 못했다는 점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평택지역 아동보호시설 등을 중심으로 수색을 강화하는 한편 A군이 또다른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 부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전 11시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열린다. 구속여부는 오후께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