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이 코리아' 길게 이어지긴 어려워

2016-03-08 11:10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우리 증시에서 매수우위로 돌아서 일주일 만에 1조7000억원어치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이고 있으나, 장기적인 '바이 코리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742억원어치 주식을 누적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나흘 만에 사들인 주식만 1조2378억원어치에 이른다.
 
외국인은 1월만 해도 2조9661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었다. 반면 2월 3007억원 매수우위로 돌아섰고, 이달 들어서는 순식간에 1조2000억원대 주식을 샀다. 이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리스크 완화와 원화 강세 전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국 중앙은행은 이달 잇달아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각국 중앙은행은 대체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를 의식해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해진 것도 외국인 순매수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원·달러환율은 2월 26일부터 내림세로 돌아서 전날까지 3% 넘게 하락(1238.8원→1201.4원)했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에 환차익을 노린 매수세가 확대됐다"며 "유가가 반등하고, 중국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으면서 신흥국 증시로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우리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포스코다. 전날까지 4거래일 만에 외국인은 포스코 주식을 139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어 SK하이닉스(1166억원)와 현대차(845억원), 삼성전자(771억원), 한미약품(561억원), 현대모비스(540억원), 현대중공업(523억원), LG생활건강(442억원)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려면 국내 경기와 기업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이를 기대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과매도에 따른 되돌림 현상으로, 환율 변동성을 감안하면 우리 증시는 상대적인 매력도가 낮은 상태"라며 "주요국 중앙은행발 정책 이벤트가 끝나면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