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 스마트폰 생산업체 ZTE, 미국 제품 구입 못한다
2016-03-07 09:56
2012년 이란 수출금지령 위반 혐의가 이유, 중국 기업 견제조치 해석도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ZTE(中興·중싱)가 앞으로 미국산 제품을 구입할 수 없게 된다.
중국 온라인 매체인 펑파이뉴스(澎湃新聞)는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인용해 미국 상무부가 ZTE에 대한 미국산 설비 및 부품 수출을 금지할 예정이라고 6일 전했다. 미국의 중국 통신사에 대한 제재조치가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번질지 여부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ZTE에 제품 수출을 원하는 기업은 사전 신청을 통해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이를 미국산 제품을 수출하는 전세계 모든 기업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조치는 오는 8일(현지시간)에 발효될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가 제재 조치를 들고 나온 것은 ZTE가 지난 2012년 미국의 대(對)이란제재에 따른 수출금지령을 어긴 혐의를 받고 있는 때문으로 알려졌다. 당시 ZTE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오라클, 델 등 기업의 수 백만 달러 규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품을 구입한 후 이란 최대 통신사 TCI에 제공했다는 혐의로 미국 측의 조사를 받아왔다.
미국 당국이 최근 확보한 '기밀문서' 등 ZTE 내부 문건에 따르면 ZTE가 이란은 물론 북한과도 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통신은 2011년 8월 작성된 것으로 확인된 해당 문서에 "ZTE가 이란, 수단, 북한, 시리아와 쿠바 등 5개국과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 기술돼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미국 상무부의 결정이 빠르게 부상하는 중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증권일보(證券日報)는 시장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는 과거 통신장비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마찬가지로 미중간 줄다리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6일 보도했다.
최근 스마트폰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ZTE는 유독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다. ZTE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화웨이 등을 제치고 애플과 삼성, LG 전자에 이은 4위에 올라있다. 미국 1위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를 제외한 AT&T와 스프린트, T-모바일 등이 ZTE 스마트폰을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