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새누리, 김태환 탈락·이준석 공천확정…TK발 '현역 물갈이' 시작되나
2016-03-04 19:54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4일 4·13 총선 후보경선지역 23곳과 단수추천지역 9곳 등을 1차로 결정해 발표했다.
친박(친박근혜)계 3선 중진인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고,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적을 옮긴 3선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단수추천으로 공천이 확정됐다.
◆ '정치 1번지' 종로, 경선 3파전…TK 친박 중진 탈락, '물갈이' 신호탄?
경선지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8곳, 부산 2곳, 세종 1곳, 경기 6곳, 강원과 경북 및 경남이 각각 2곳씩 결정됐다.
서울에선 우선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구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박진 전 의원, 정인봉 변호사가 경선을 치르게 됐다. 당초 예상됐던 격전지 중 하나다.
이들의 경쟁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19대 총선 당시 허 전 의원과 정 병원장이 공천을 신청했다가 나 의원의 전략공천에 밀려 떨어진 전례가 있다.
하지만 경선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단수추천지역과 우선추천지역이다.
단수추천지역 9곳은 부산이 3곳, 경기 2곳을 비롯해 대전과 충남, 경북, 경남에서 각각 1곳씩 선정됐다. 원유철(경기 평택갑),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김정훈(부산 남갑),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서용교(부산 남을), 유의동(경기 평택을), 정용기(대전 대덕), 장석춘(경북 구미을),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이 공천을 받는다.
특히 경북 구미을에선 장석춘 미래고용노사네트워크 이사장이 추천돼 공천을 받게 됐다. 장 이사장은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낸 노동계 출신이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공천 탈락자로 현역인 김태환 의원이 처음으로 낙점되면서, TK지역을 중심으로 한 당의 '물갈이'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올 초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조경태 의원도 사하을에서 공천을 받는다. 조 의원의 입당과 출마를 강하게 비판했던 같은 지역 예비후보인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공천에서 탈락했다.
사실상 영입인사로 해석되는 조 의원의 입당에 대해 앞서 전략공천의 혜택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거셌던만큼, 후폭풍도 예상된다. 다만 이한구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이 결정을 하기 전에 그야말로 여러 자료를 다 종합해 검토했다"면서 "조경태 의원의 경우 굉장히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결정이 나가면 반발이 없을 지역은 한 군데도 없다"면서 "그러나 저희들이 정말로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평가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노원병 이준석 사실상 공천 확정…7일 최고위서 의결
또한 우선추천지역은 총 4곳으로 서울의 노원병과 관악갑을 청년우선추천지역으로, 여성우선추천지역은 경기도의 부천 원미갑과 안산 단원을을 각각 선정했다. 다만 공관위는 우선추천지역에 한해서는 후보자 명단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총선의 격전지 중 하나인 노원병에 청년을 우선추천키로 하면서 사실상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공천을 받게 됐다. 관악갑에선 원영섭 변호사가 공천을 받을 것으로 확실시된다.
여성우선추천의 경우 부천원미갑은 이음재 전 경기도의원이 공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안산 단원을에선 박순자 한양대 교수와 이혜숙 전 서울문화디자인대학 교수 중에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이름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면서 "당헌당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관위는 이날 결정한 1차 경선지역 및 단수우선추천지역 후보 명단을 7일 당 최고위원회에 보고한다. 여기서 최고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의결을 거쳐야만 확정된다.
한편 이날 경선지역 선정 결과 발표는 오전까지도 예정에 없었던 상황이라, '사전여론조사 결과 유출' 파문을 물타기 하려는 시도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런 중요한 일이 하루아침에 될 거라고 생각하나"라고 선을 그으며 "심의가 되는 대로 추가로 계속 발표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는 6일 오전에 회의를 열고 남은 지역에 대한 심사와 비례대표 공모 방식과 배심원단 구성 등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