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중동·동성·영훈·서울디지텍고·영락중에 친일인명사전 구입거부 사유 제출 요구
2016-03-04 08:44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서울교육청이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거부한 5개 사립학교에 사유 제출을 요구했다.
4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친일인명사전 구입 의사를 명확히 밝힌 중동고, 동성고, 영훈고, 서울디지텍고, 영락중에 31일까지 사유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3일 보냈다.
서울교육청은 아직 사전을 구입하지 않았지만 구입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학운위 승인 등 검토를 거치겠다고 한 20개 학교에 대해서도 결정 여부에 대한 결과와 구입을 하지 않기로 한 경우 사유를 31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서울교육청은 교육부가 3일 친일인명사전 구입과 관련해 학교 심의 과정 절차를 따를 것을 다시 안내하고 이를 따랐는지 여부를 8일까지 보고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는 따르지 않고 구입 현황만 보고할 예정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 학교가 사전을 구입한 상황에서 절차를 안내하는 것이 의미가 없고 이번 경우는 교육감 목적사업으로 도서관심의위원회 승인 절차 등이 필요없기 때문에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안내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절차가 필요 없다고 판단으로 심의 과정을 거쳤는지 조사를 하지 않을 예정이고 학교 구입 현황만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친일인명사전 미구입 교장 13명에 대해 7일 열리는 의회에 출석을 요구한 결과 서울디지텍고, 중동고, 영락중, 동성고, 영훈고 등 5곳이 출석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사립학교인 등촌중, 염광중, 서울미술고, 한양대부속고는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의 교장 출석 요구 이후 구입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제출했다.
공립학교인 강현중, 증산중, 창천중, 문화고등학교도 모두 구입하겠다는 입장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 다시 통보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교장 의회 출석을 요구한 이들 13개 학교는 당초 친일인명사전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한 곳이다.
서울시의회의 교장 출석 요구에 결국에는 사립학교 5곳을 제외한 공립학교 4곳 전체와 사립학교 4곳이 구입 입장으로 돌아선 셈이다.
구입 거부 의사를 밝히던 학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입장을 바꾸고 있는 양상이다.
한대부고도 구입 거부 입장을 밝히다 의회의 교장출석 요구에 방침을 변경한 경우다.
이달말까지 서울교육청이 구입 거부 사유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방침을 바꾸는 학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검토중인 20개 학교 중 거부 학교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립학교의 경우 서울시의회의 교육청을 통한 제재가 가능하지만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의회 출석을 거부하더라도 강제 수단이 없어 7일 서울시의회에 친일인명사전 미구입으로 출석하는 교장은 없을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공립학교는 출석요구에 대해 서울시의회가 교육감을 통해 제재할 수가 있지만 사립학교의 경우는 특별한 제재 수단이 없다”며 "입장을 바꾼 공립학교의 경우는 교장이 1일자로 바뀐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의 친일인명사전 구입 거부 교장 출석 요구는 불발이 될 전망이지만 사전 구입과 관련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서울교육청에 재차 친일인명사전 구입 예산 지원과 관련해 학교 심의 과정을 거치는 절차를 준수할 것을 안내하도록 요구한 가운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사유를 조사해 담당자에 대한 제재를 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단순히 사전을 구입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준수하라는 입장이지만 서울교육청은 목적사업으로 학교 자체의 심의과정이 필요 없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