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소수의견' 하성근 위원 "대내외 여건 맞는 기준금리 현재보다 낮아"

2016-03-02 16:49
한국은행, 2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
하 위원 "대규모 자본 유출·가계부채 급증 가능성 적어"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한 하성근 금통위원(사진)은 당시 인하 근거로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 위원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5%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2일 한은이 공개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하 위원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적시에 적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경제의 새로운 대내외 여건에 부합되는 기준금리 수준은 현재의 수준보다 낮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 위원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망을 하회하고 물가상승률도 전망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출 하락세가 예상보다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내수 개선 흐름도 악화되고 있다"며 "경제주체의 경기 회복 기대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 향후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상당 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미약한 수요측 압력과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물가상승률도 당초 전망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대외 경제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디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일본, EU, 중국 등의 국가들은 추가적 금융 완화를 실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며 "미국도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저물가 위험이 줄지 않고 있어 금융 완화 축소를 연기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 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 위원은 기준금리 인하 시 우려로 제기됐던 대규모 자본 유출 또는 가계부채 급증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 추세, 상당한 수준으로 축적된 외환보유액 규모, 최근의 외채감소 추이, 주요국의 경쟁적 통화 완화 정책의 확대 흐름 등을 감안하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가계부채 급증 우려에 대해서는 "2월부터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 등으로 증가 속도가 상당 수준 완화될 것"이라며 "이미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둔화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부동산 거래량은 최근 3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