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흑자시대 '저유가ㆍ원화약세' 수혜주 찾아라
2016-03-02 10:49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매출이 줄어도 비용을 아껴 이익을 내는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면서 저유가와 원화약세 수혜주가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2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상장사가 2015년에 올린 매출은 1636조원으로 전년 1658조원보다 1.3% 감소했다. 이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2.0%, 16.0% 늘었다.
매출원가율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코스피 매출원가율은 2015년 80.4%로 2014년 82.4%보다 2%포인트 양호해졌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 정유, 화학 업종이 저유가 수혜에 따른 원가개선 효과를 입었다. 2015년 국제유가는 연평균 배럴당 52.4달러로 전년 95.56달러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올해는 40.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종은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최근 유틸리티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개월 전에 비해 6.9% 상향조정됐다. 정유와 화학업종 역시 각각 4.0%, 4.2%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 에스오일,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지역난방공사 등을 대표적인 수혜주로 손꼽는다.
영업이익 전망치를 보면 SK이노베이션이 최근 한 달 동안 4894억원에서 5073억원으로 3.7%, 롯데케미칼은 3306억원에서 3850억원으로 10.3% 상향 조정됐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3월에도 정유·석유화학 업종은 시장수익률을 상회할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의 경우 저가 납사 투입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원화약세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업종도 눈여겨 볼만 한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 1187원으로 시작해 1200원을 돌파했고, 26일에는 1238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상승률만 4.3%에 달한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원·달러환율이 10% 상승할 때 영업이익률은 0.53%포인트 오른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를 포함한 운송장비와 전기전자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0%포인트, 3.0%포인트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업종의 12개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9배, 0.9배, 1.0배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 PBR이 1보다 낮으면 실제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뜻이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약세 수혜주 중에서도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며 "LG디스플레이와 SK머티리얼즈, 주성엔지니어링 등을 추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