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설업 부진으로 은행권 부실채권 늘었다
2016-03-01 13:41
전년 대비 0.16%포인트 상승…기업여신 중심으로 늘어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조선업, 건설업 등 취약업종의 기업여신이 늘면서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71%로 전년(1.55%) 대비 0.16%포인트 상승했으며 부실채권 규모는 28조5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4조3000억원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여신 부실이 26조4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대부분(92.6%)을 차지했다. 이어 가계여신(1조9000억원), 신용카드채권(1000억원) 순이었다.
특히 기업여신 중 대기업의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3.45%로 2014년 말 대비 1.1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중소기업여신은 1.63%로 같은 기간 0.31%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들이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 등을 추가 적립했는데도 불구하고 조선 및 건설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업의 부실채권비율은 12.92%, 건설업은 4.35%로 타 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은행이 정리한 방법별로는 대손상각 7조5000억원, 매각 5조3000억원, 담보처분 등을 통한 여신회수는 5조2000억원, 여신정상화는 3조5000억원 순이었다.
은행별로는 특수은행 중 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4.55%로 가장 높았다. 수출입은행도 3.29%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들의 부실채권비율은 전년 대비 2.06%포인트, 1.27%포인트 각각 늘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1.47%, 지방은행 중 전북은행이 1.43%로 가장 높았다.
오승원 금감원 특수은행국장은 "경기 부진 등으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늘면서 국내은행들의 부실채권 규모도 증가했다"며 "미국, 일본 등의 부실채권비율과 비교했을 때 다소 상회하는 수준이다"고 진단했다.
오 국장은 이어 "조선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등 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적정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해 나가도록 유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