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억류 미국 대학생 평양서 회견…대북제재 결의 채택 앞두고 미국 압박?
2016-02-29 15:04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최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이 29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해 사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이 임박한 상황에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대 3학년 학생인 오토 웜비어(21)는 이날 회견에서 "양각도 국제호텔 종업원 구역에서 조선(북한) 인민에게 자기 제도에 대한 애착심을 심어주는 정치적 구호를 떼버리는 범죄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사진=SBS 화면 캡처]
웜비어는 이어 우애연합 감리교회 집사인 친구의 어머니 샤론 웨브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긴밀한 연계'를 지닌 Z협회가 자신을 "범죄에로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공하면 1만 달러짜리 중고 승용차 한 대, 붙잡혀 돌아오지 못하면 교회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20만 달러를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조건은 "우애연합 감리교회를 절대로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웨브의 제안을 "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겨 지난해 12월29일 베이징을 거쳐 평양을 방문했으며 지난달 1일 "공화국에 반대하는 범죄를 감행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2일 웜비어를 "미국 정부의 묵인, 조종 밑에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감행하다가 적발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으로 그가 어떤 행위를 했는지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