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살생부 진실공방…김무성 "받은 적 없다" VS 정두언 오후 해명

2016-02-29 10:43

▲ 지난 1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새누리당]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7일 당내에서 떠도는 이른바 '공천 살생부' 진위 여부와 관련해 "저는 누구로부터, 또 어떤 형태로든지 공천과 관련된 문건을 받은 일이 없고 말을 전해들은 바도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 입으로 그 누구에게도 문건 운운, 살생부 운운하며 얘기한 바 없다"면서 "다만 최근 정가에 떠도는 말들을 종합해보면 이런 말들이 들린다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부 언론에선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본인이 포함된 현역의원 40여 명의 이름이 담긴 공천 살생부 명단을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사가 김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김 대표 측에서 이를 부인하면서 정치권에선 이들의 진실 공방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공식 기구에서 철저히 조사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간 발언을 자제해왔던 김 대표가 짤막하게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회의에선 친박계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친박계의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그런 말을 했든 안했든 간에 (논란의) 중심에 당 대표가 있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것"이라며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작년 말부터 이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는데 명백히 진상규명을 해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두언 의원을 최고위 등에 출석시켜 진상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이런 파동의 중심에 서 있는 김 대표께서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안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우리가 현재 필요로 하는 것은 당헌·당규의 규정대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을 거쳐 당 대표가 임명한 공관위에 일단 모든 것을 맡기고 지켜봐야 되는 것"이라며 "절대로 당이 분열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공관위 자격심사와 상향식 공천제는 별개 문제이고,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우선지역추천제와도 별개"라며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관위는 합의된 기준에 따라 객관적인 자격심사를 해서 최종후보를 선정하게 돼 있다, 그것이 권한"이라고 말했다. '우선추천지역 적용' 방침을 발표해 상향식 공천을 주장하는 김 대표와 갈등을 빚은 이 위원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지금 나돌고 있는 살생부다 뭐다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관위의 역할이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라며 "당의 단합을 저해하는, 있을 수 없는 낡은 정치의 유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친박계 핵심인사가 그런 명단을 대표에게 줬다면 그 핵심인사는 당장 당에서 출당시켜야 한다"면서 "어물어물 넘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선 더 이상 논란이 커지지 않도록 진화에 나섰다. 이날 오후 임시 최고위원회를 열고 정두언 의원을 출석시켜 해명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후 긴급 비상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는만큼, 이 자리에서도 김 대표와 정 의원 간 진실 공방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