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안 처리, 결국 무산…29일 '마지노선'

2016-02-26 17:42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여야 4+4 회동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20대 총선이 5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선거구 획정은 여전히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26일 "오늘 오전 전체회의를 개의했으나 계속되는 회의진행으로 인한 획정위원들의 피로누적 등으로 정상적인 회의 진행이 어려워졌다"면서 "27일 14시에 회의를 다시 개의한다"고 밝혔다. 

획정위는 당초 25일 정오까지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했으나, 위원 간 의견차로 제출 시한을 넘겼다. 여야 당 대표가 최종 합의해 넘긴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을 토대로 23일부터 매일 회의를 개최했지만, 통·폐합 지역 및 분구 대상 지역을 중심으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주말 내 획정안 의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인구 증가로 분구가 이뤄지는 서울 강남, 경기 수원 등의 분구 경계 설정, 인천 강화·서을, 중·동·옹진 등의 경계 재조정을 놓고 여야 추천위원 간 입장 차가 첨예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상황의 다른 권역 지역구도 마찬가지다. 획정위 내 여야 대리인이 4명씩 동수로 구성돼 있는 데다, 전체 위원 9명 중 6명이 찬성해야만 의결되는 의사결정구조도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여야가 선거법 처리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고 있는 날짜는 29일이다. 하지만 이날까지 획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 때문에 여당에선 획정위를 향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이날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획정위를 겨냥해 "국회의원의 선거구 획정 개입을 막고 공정한 획정을 위해 별도의 독립기구를 뒀는데 헛고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획정위를 만들어서 절차만 번거롭게 하고 시간만 더 걸리게 하였으면 수당지급 등 비용만 낭비했다"면서 "현 선거구획정 위원들은 수당을 받아갈 자격이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선거구 획정은 29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한다"면서 "오늘 중에 반드시 획정안을 만드시라, 그렇지 않아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면 그 책임은 획정위원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야당에서 추천한 위원들이 혹여 지금 야당 지도부와 여러 가지 협의를 통해, 의도적으로 선거구획정안을 늦추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있다"면서 "이러한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획정위는 오늘이라도 합리적인 방향으로, 선관위의 중재안들을 받아서 빠른 시간 내에 선거구 획정을 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