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에 이기성 전 계원예대 교수…출판인회의, "연이은 낙하산 인사 규탄"

2016-02-25 14:50
문체부, 25일 이기성 교수 임명 발표… "출판 분야 공로 많은 전문가"

한국출판인회의(회장 윤철호·사진 가운데)는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2016 한국 출판 콘퍼런스'에서 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낙하산 인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한국출판인회의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한국출판인회의(회장 윤철호, 이하 출판인회의)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낙하산 인사를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출판인회의는 지난 24일 "이기성(70) 계원예술대학 명예교수가 차기 출판진흥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이 명예교수의 후보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출판인회의는 이날 '제2의 출판진흥원장 낙하산 인사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를 또다른 낙하산 인사로 규탄한다. 이 나라의 문체부와 청와대는 이로써 출판산업 진흥에는 일말의 관심도 없는 집단임을 만천하에 드러낸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출판업계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관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고 또한 출판단체의 추천이 있는 사람은 또 편향될 가능성이 있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출판업계에 대한 경륜과 능력을 인정받는 인사를 배제한다면 도대체 어떤 사람을 진흥원장으로 해야 한다는 것인지"라며 문체부와 청와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출판인회의는 이 명예교수에 대해 "정년퇴임한 지 오래된 사람으로서 출판계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사람임에도 어느 단체의 추천도 없이, 오로지 누군지 알 수 없는 '윗선에서 권유를 받아' 진흥원장 후보로 지원했다"며 "그를 아는 출판계 인사들은 입을 모아 '전임 위원장보다도 훨씬 못한, 출판업계 전체를 조망할 능력과 경험을 갖추지 못한, 출판발전에는 관심이 없고 그냥 공무원과 진흥원 말을 잘 들을 사람을 임명하려는 의도에 맞는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출판인회의의 이런 주장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출판계 추천 인사를 포함한 복수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공정하고 엄격한 서류심사, 면접 등을 거쳤다"며 "이 명예교수는 한글이 디지털 기기에서 완전하게 나타나도록 한글표준코드를 제정하는 데 참여하고, 한글폰트를 개발해 출판·인쇄산업 발전을 주도하는 등 출판 분야에서의 공로가 많다"며 출판인회의의 주장을 일축했다.  
 

25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으로 임명된 이기성(70) 전 계원예대 출판디자인과 교수.[사진=문체부 제공]


한편 문체부는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에 이기성 전 계원예대 교수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출판계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의 임명을 기대했던 출판인회의는 3년 전 이재호 초대 진흥원장 임명 당시에도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집회와 장기 릴레이 1인 항의시위를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