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북한 비핵화 땐 사드 필요없어"

2016-02-24 08:08
왕이 중국외교부장 "평화협상과 비핵과 논의 합께" 주장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 협의와 관련, "(북한의) 비핵화만 이룰 수 있다면 사드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를 고려하지 않을 조건들을 공개로 분명히 밝혀왔고, 그것은 바로 비핵화"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특히 그는 "사드 배치를 위한 협의는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북한이 공개로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하고 핵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한미 간 사드 배치 협의의 배경을 분명히 했다.

또 "사드는 공격 무기가 아니라 순전히 방어무기"라며 "만약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한국과 미국의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국의 안보와 국익을 침해를 이유로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북한이 계속 핵 보유 노선을 고집한다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케리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은 사드에 대한 우려를 확실히 표명해왔다"며 "그러나 우리는 사드 배치에 급급하거나 초조해하지 않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수차에 걸쳐 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막고 주한미군을 감축하는 방법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하면서 동북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자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왕이 외교부장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안을 염두에 둔 듯 "관계 당사자들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하는 어떤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불안정 요인들이 얽혀있고 영향을 미친 상황에서 다양한 당사자들이 긴장 고조를 막는 대화를 더 많이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왕이 중국외교 부장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와 평화협정 논의를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미국을 상대로 평화협정 논의에 응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미국은 비핵화 대화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를 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