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매직미러'로 본 IoT 기술의 '민낯'
2016-02-24 08:08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최근 가구업계의 화두는 'IT 기술과의 융합'이다. 한샘·현대리바트·에넥스·에몬스가구·퍼시스 등 굵직한 국내 가구업계에서는 IT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새로운 것을 찾고, 더 좋은 것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모습은 가구업계가 매년 20~30% 성장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최근 가구업계에 접목되고 있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은 주객이 전도돼 가구업계보다 IT 회사들의 주머니만 채워주는 모습이라 아쉬움을 준다.
그러나 정작 제품의 주인공은 한샘이 아닌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에서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가구업체는 협력 수준에 불과해 부품 공급 문제는 물론 AS 등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에몬스도 지난 1월 품평회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보인 '매직미러'를 바로 출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샘이 유사 제품을 먼저 내놓으면서 에몬스는 제품 론칭을 3월이나 4월로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제품 가격도 IoT 제품 확대에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다. 한샘의 화장대 거울이 10만~2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100만원에 가까운 '매직미러'는 판매에 부담이 된다. 에몬스가 70만원대로 가격을 낮춰 출시할 예정이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SK텔레콤과 손잡고 스마트 가구 개발에 나선 현대리바트 역시 기존 대비 3배 이상 높은 제품 가격 때문에 아직 상용화 여부를 논의하는 단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원목 제품 대비 IoT 기술이 접목된 제품의 단가는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이러한 제품이 언제 '오래된 기술'로 치부될지 모른다. 가구의 교체시기가 10년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가구업계가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판매를 늘리기 위해 '매력적인 한 방'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