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조원 사부담공교육비·어학연수비는 사교육비 통계서 빼는 교육부
2016-02-23 08:12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교육부가 사교육비 총액의 10%를 넘어서는 규모의 사부담공교육비를 사교육비에서 제외하는 데 대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은 사교육비 통계를 산정할 때 방과후학교, EBS교재 구입비 등 사부담 공교육비를 초중고생 어학연수 비용과 함께 별도 발표하고 있다.
2014년의 경우 사교육비 총액이 18조2297억원인데 비해 방과후학교 비용은 1조2597억원, EBS교재 비용은 1704억원, 어학연수 비용은 6190억원으로 별도 발표하는 방과후학교 비용, EBS교재 비용 등 사부담공교육비와 어학연수 비용만 연 2조원에 달해 연간 사교육비의 10%를 넘어서는 규모다.
통계청이 방과후학교, EBS교재 구입비, 어학연수 비용을 사교육비 통계에서 제외하는 것은 교육부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23일 “방과후학교 비용이나 EBS 교재 구입비는 사교육 경감을 위한 별도 정책과 관련돼 별도 분류로 조사하는 것으로 사교육비 통계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며 “정책적 효과를 알기 위해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과후학교가 사교육업체가 참여하고 있고 EBS교재 비용도 사부담공교육비라는 이름을 붙여가면서 사교육비 통계에서 제외하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어학연수 비용도 일부 계층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전체적인 조사 결과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어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학연수 비용의 경우 2012년 5227억원, 2013년 5894억원, 2014년 6190억원으로 규모가 늘고 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교육부가 사교육비 총액을 줄이고 싶어하기 때문에 사부담공교육비라는 말을 만들어 제외하고 있는 것”이라며 “방과후학교, EBS교재비용, 어학연수비가 왜 사교육비 통계와 별도로 발표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사교육비 발표시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방과후학교, EBS 교재비용를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별도로 통계는 내는 것 자체가 체감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는 3~5세 유아 대상 사교육비 조사 실시방안도 올해 결정해 2018부터 국가승인통계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유아 대상 사교육비도 현재는 빠져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유아의 경우 의무교육이 아니고 완전히 사부담이 있는 교육이지만 누리과정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어떤 방식으로 통계를 잡을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영유아 사교육비도 방과후특별활동이나 학습지, 학원 비용 등을 포함할지 세부 내용에 따라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통계에서 사교육비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학령인구감소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높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오히려 늘고 있다.
사교육비 총액은 2012년 19조395억원, 2013년 18조5960억원, 2014년 18조2297억원으로 줄고 있으나 월평균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012년 23만6000원, 2013년 23만9000원, 2014년 24만2000원으로 증가했고 있다.
정부는 물가상승분을 감안한 실질 사교육비를 들면서 학생 1인당 사교육비도 줄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규모가 줄어든 사교육비 총액에서는 물가상승분을 감안한 실질 사교육비 개념을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증가한 학생 1인당 사교육비에서만 이를 감안해 발표하고 있다.
구 팀장은 “사교육비 통계의 경우 지난해 얼마 내다가 올해에는 얼마나 내는지가 중요한 것 아니냐”며 “교육부가 통계에서 사교육비 규모를 줄이고 싶은 욕망이 너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