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거센 해외 M&A...역풍도 잇달아

2016-02-18 10:21
푸싱그룹, 이스라엘 보험사 피닉스 인수계획 '수포'
화룬그룹, 미국 반도체기업 페어차일드 인수제안 '퇴짜'
현지 정부 '안보위협' 우려…과도한 부채도 리스크 요인

중국 해외기업 M&A 건수 및 거래규모[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발(發)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지만 이에 따른 역풍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최근 중국 기업들의 대담한 해외 기업 사냥이 잇달아 퇴짜를 맞고 있는 것.

중국 최대 민간재벌로 불리는 푸싱(復星)그룹은 전날 이스라엘 에너지기업 델렉이 소유한 보험사 피닉스 홀딩스의지분을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푸싱그룹은 앞서 지난 해 6월 약 4억6100만 달러(약 5064억원)에 피닉스 홀딩스를 인수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현지 정부의 규제에 부딪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은 설명했다.

푸싱그룹이 해외 인수계획을 철회한 것은 두 달새 벌써 두 번째다. 지난 해 12월 말에는 벨기에 BHF 클라인워트 벤슨 은행에 대한 인수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푸싱그룹의 피닉스 인수계획 철회를 밝힌 같은 날 중국 거대 국유기업인 화룬(華潤)그룹의 미국 반도체 업체인 페어차일드에 대한 26억 달러 규모 인수계획 건도 무산됐다.

페어차일드가 미국 당국의 승인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를 대 인수제안에 퇴짜를 놓은 탓이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실제로 CFIUS는 그 동안 중국 컨소시엄의 필립스 조명사업부 자회사인 루미레즈 인수계획, 칭화유니 그룹의 마이크론 인수 계획에 대해 안보 위협을 이유로 제동을 걸어왔다. 

이밖에 지난달 발표된 중국 중장비업체 중롄중커(中聯重科)의 미국 건설장비 제조사 테렉스 인수계획,  중국 국유기업 중국화공(켐차이나)의 스위스 종자업체 신젠타에 대한 430억 달러 인수 계획도 미국 정부의 태클을 맞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들 중국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역시 해외 인수합병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다. 

새해 벽두부터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이 미국 제너렐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 부문을 54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글로벌 M&A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정보제공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중국 기업이 외국 기업을 인수하는데 투입한 금액이 750억 달러(약 91조8000억원)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