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프랑스서 온 '연비괴물' 푸조 2008

2016-02-18 09:00

푸조 2008[사진=푸조]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차를 고를 때 운전자가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 중 하나가 연비다. 주머니에서 매주 빠져나가는 기름 값 때문에 소비자들은 연비에 민감하다. 저유가시대에서는 유류비 부담이 덜하지만, 그래도 고(高)연비는 매력적인 요소다.

프랑스에서 온 소형 SUV인 푸조 2008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연비 괴물’이다. 올해 출시한 푸조 2008 유로 6 모델은 이전 모델에 복합연비를 17.4㎞/ℓ에서 18.0 ㎞/ℓ로 3.4% 높였다.

높아진 연비가 어느 정도인지 장거리 주행에서 직접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14일 서울~대전을 왕복하는 353㎞ 여정에서 푸조 2008은 ℓ당 21.2㎞ 연비를 기록했다. 복합연비보다 17.8% 높은 수치였다.

도심 정체구간과 고속도로 구간을 반복하며 특별히 연비주행을 하지 않은 터라,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특히 계기판에서 확인한 주유량은 절반가량 남아있었다. 푸조 2008의 높은 연비에 엄지가 척하고 들렸다.
 

푸조 2008 계기판[사진=푸조]


푸조 2008은 세단을 타던 사람에게는 낯선 느낌을 준다. 자동으로 변속을 맞춰주고 부드럽게 변속하는 세단과 달리 푸조 2008은 참 독특했다. 꿀렁꿀렁 거리는 변속감에 “차가 왜 이렇게 안 나가?” 혼잣말만 이어졌다.

이는 푸조 2008의 변속방식 때문이다. 푸조 2008은 MCP(Mechanically Compact Piloted)를 기반으로 한 차다. 수동과 자동이 공존할 수 있도록 제작된 6단 전자제어 기어시스템이다. 클러치 페달없이 클러치와 기어변속 기능을 자동화했다.

푸조 2008이 높은 연비를 구현할 수 있는 것도 MCP 덕분이다. 연료손실을 최소화해 수동차량보다 8% 연비향상 효과를 보인다는 게 푸조측 설명이다. 도로 위의 자동차 대부분이 수동인 프랑스에서 온 브랜드임을 감안할때 경제성과 효율성 모두를 잡은 것으로 평가할만 하다.
 

푸조 2008 실내[사진=푸조]


특유의 변속감은 차에 조금 적응이 되니 운전의 재미로 느껴졌다. ‘부아아앙’하고 엔진음이 커지는 변속구간에서 엑셀에서 발을 떼었다 다시 밟아주니 계기판에서 A2에서 A3으로 변속 되는 것을 볼 수 있고 몸으로도 느낄 수 있다. 또 푸조만의 작은 스티어링 휠 뒤쪽에 패들시프트를 활용해 기어 변경을 하니 레이싱하는 기분도 들었다.

푸조 2008의 앙증맞은 디자인과 생각보다 넓은 실내 공간은 또다른 매력이다. 앞좌석에서 뒷좌석을 바라봤을 때 도저히 4인승은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뒷좌석에 앉아보니 널찍했다. 키 164㎝ 여성이 앉았을 때 주먹 한개 반 정도의 무릎공간은 확보됐다. 다만 덩치 큰 남성이 앉을 경우, 앞좌석을 조정해야하는 배려가 필요했다.

푸조 2008은 액세스, 악티브, 펠린 3개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2690만~3120만원이다. 푸조 2008은 잘빠진 디자인, 수입차 대비 저렴한 가격, 소형 SUV 실용성, 여기에 연비까지 갖춘 차로 가격대비 좋은 성능을 원하는 20~30대 오너에게 매력적인 차가 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