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외교·통일 라인 문책해야…총선 승리 후 개성공단 부활"

2016-02-17 15:30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홍용표 통일부 장관 경질 등 외교·통일 라인 문책과 개편을 요구했다. 위안부 협상과 북한 핵·미사일 도발 이후 대응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정책 실패를 심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4·13 총선 이후 '개성공단부흥법'을 제정해 공단 부활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전격적으로 폐쇄하고 사드 배치를 추진하면서 남북 관계를 근본적인 위기 상황에 빠트리고 있다"고 연설의 말문을 열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굴욕협상' 논란을 일으킨 한·일 위안부 협상, 북한 4차 핵실험 징후 포착 실패, 급작스러운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 등을 정부의 외교·안보 무능 사례로 들었다. 

특히 그는 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도발 이후 개성공단 중단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도입 등으로 맞대응한 것을 두고 "외교는 미·일·중 사이에서 급차선 변경을 일삼는 난폭운전과 흡사하고 통일·국방은 안보에 화상(火傷)을 입히는 냉온탕 정책을 펼쳤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정부 부처에는 더 엄격한 전문성과 책임감이 요구된다"며 "대통령의 결정을 도운 청와대 비서진과 국내외적 논란만 유발시킨 통일부 장관은 즉각 경질돼야 한다. 박 대통령은 국민 단합을 호소하기에 앞서 외교․안보․통일․정보 기구의 대대적인 문책과 재정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개성공단 중단 조치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개성공단이 영구히 폐쇄되면 재고 손실 등 직접적인 피해액만 2조~3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도를 높여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우리 경제는 심각한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선 이후 "국회 차원의 특위를 구성해 진상파악과 피해대책을 마련하고 개성공단부흥법을 만들어서 개성공단을 부활시킬 것"이라고 공약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대해서도 "대(對)북한 압박 과정에서 생길 안보 불안은 경제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며 안보와 경제를 하나로 연결해 '안보 무능·경제 실정' 프레임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선 "대(對) 중국 무역 의존도가 25%에 달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적 보복은 과거 마늘 파동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여당과 큰 이견을 보이는 쟁점 법안에 대해서도 단호했다.

이 원내대표는 파견근로자보호법을 '나쁜 법'으로 규정하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이상한 법'으로 꼽은 뒤 "잘못된 법까지 박수를 쳐주고 통과시켜 줄 수 없다. '나쁜 법'은 저지하고 '이상한 법'은 꼼꼼하게 따져 그 법의 문제점을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정부 경제 정책의 전면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더민주의 '더불어성장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소득 불평등 완화 △재벌 개혁을 '더불어 성장'의 두 축으로 설명했다. 구체적인 대책으로는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편법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견제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민층 주거안정을 위해 1가구 1주택 정책 기조를 유지, 공공임대주택 10% 달성을 목표로 중소형 공급 주택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청년 정책으로는 '청년일자리 창출과 복지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