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감산 가능할까? 사우디·러시아 석유 장관 전격 회동
2016-02-16 12:25
지난연말 감산 반대했던 사우디의 입장 전환 주목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석유수출기구(OPEC·오펙)를 이끄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비(非)오펙 주요국인 러시아의 석유 장관이 전격 회동키로 했다.
지난주 유가가 배럴당 27달러까지 추락한 가운데 이란이 원유 수출에 나서자 위기감을 느낀 산유국들이 급히 만남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이란이 5년만에 유럽행 원유 수출을 재개한 직후, 오펙은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 장관과 알렉산데르 노박 러시아 석유 장관을 포함해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의 석유 장관이 오는 16일(현지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유가 하락 탓에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와 같은 일부 산유국들은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원유 부국 사우디의 상황도 녹록치는 않다. 사우디의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는 980억 달러(약 119조 3000억원)로 건국 83년만에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 상태가 악화일로다. 이에 에울로지오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 장관은 이달 초부터 사우디와 러시아, 카타르 등 주요 산유국들을 순회 방문하면서 원유 감산 합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원유 감산 합의 결정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손에 달려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러시아의 입장은 안갯속이다. 노박 러 석유장관은 최근 사우디와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OAO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감산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만남을 통해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사우디 석유 장관이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감산에 대한 사우디의 전향적 자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