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사드 배치, 中 경제보복 대비해야…금융위기 시 2008년보다 증폭"

2016-02-15 15:13

[사진=강석훈 의원 홈페이지]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은 15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한반도 배치 논의와 관련해, 중국 측의 경제적 보복 조치 가능성에 대비해 충실히 대응할 것을 정부 측에 주문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경제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 직후 단장인 강석훈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강 의원은 "과거 중국의 행태를 봤을 때, 예상한 것 이상으로 경제적 제재조치가 올 가능성도 있다"면서 "중국이 주요 수출국가인데 제재조치가 있을 경우 매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중국발(發) 리스크 대응을 잘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제재 수단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비관세 장벽을 활용한 조치다. 한국 수입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통해 수입을 막거나 한국 물품의 작은 부실을 대형불량으로 부풀려 소비자들의 선택을 막는 방법 등이 거론됐다. 이밖에도 위생검역, 환경규제, 소비자안전규제 등 비관세 장벽은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다양한 정치적 굴곡에도 한중관계에서 정치와 경제의 분리원칙이 지켜져 왔다"면서도 "고위급·중간급·실무자급 간에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소통하겠다"고 답했다고 강 의원은 전했다.

또한 최근의 북한 도발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강 의원은 "이번 상황은 북한 리스크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 상당기간 구조적으로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제까지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주로 남북 당사자 간의 이슈였지만 이제는 동북아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발전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부문의 위기였으나 지금 세계경제의 흐름은 금융 뿐만 아니라 실물부문에서의 침체가 동반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경우 2008년보다 훨씬 더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당은 정부 측에 "저 멀리서 쓰나미 같은 게 오고 있는데 우리는 서핑보드를 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경각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고 강 단장은 전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디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 의원은 "세계경제 침체가 우리 경제의 악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글로벌 자산 디플레이션"이라며 "정부 대응이 다소 느슨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통과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에 대한 시행령 작업이 더디다는 질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에 대해 추가 금리 인하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강 의원은 "참석자 간 의견이 엇갈렸다"고만 답했다. 일례로 지난 2월 채권시장에서 4조4000억원이 빠져나간 점에 대해서도, 자본유출에 대해 통화정책의 신중함을 요구하는 시각과 통상적인 수준의 자금 회수라는 시각들이 다양하게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회의에서는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간 통화스와프를 재개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다만 강 의원은 "한두 시간의 회의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안전판으로 마련해두자는 주장이 있는 반면, 외환보유고가 3600억달러에 달하고 45개월째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황이 나쁘다는 신호만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고 강 의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