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금융시장에 다시 뜨는 '금테크'

2016-02-03 13:19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올들어 금값이 상승세다. 새해벽두부터 시작된 중국 증시 폭락에 중동과 북한 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다.

3일 기준 국내 금값은 1g당 4만4058원으로 최근 5년 간 가장 바닥이었던 지난해 12월 3일(3만9335원)과 비교하면 12%나 올랐다.

금 가격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탓에 향후 금값이 30%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부터, 금은 더이상 안전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상승폭에는 한계가 있다는 등 제각각이다.

그러나 이같은 불확실성에도 국내에서 금에 대한 투자는 증가하고 있다.

1월 말 기준 신한은행 골드뱅킹 잔액은 4799억 원으로 지난해 1월(4441억 원)대비 358억 원 늘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1월 말 255억 원으로, 1년 동안 110억 원이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이 기간 183억 원 늘었다. 

골드뱅킹은 해당 은행의 금 계좌에 돈을 넣어 두면 국제시세에 맞게 금 무게로 환산해 통장에 기재하는 방식이다.

나중에 금 시세에 따라 원화로 다시 환산해 현금을 되찾을 수 있다.

0.1g 단위의 소액도 투자할 수 있지만, 이익금 중 15.4%의 배당소득세는 내야 한다.

골드바로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골드바 판매 점포를 전 영업점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농협은행도 2일부터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전국 영업점에서 골드바 판매를 시작했다.

금을 실물로 사면 부가가치세 10%를 따로 납부해야 한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바의 경우 무게에 따라 4~5% 내외의 수수료가 붙는다. 

그러나 골드바에 투자할 때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물 골드바 투자는 부가세와 수수료가 많이 붙어 10%대 이상의 마이너스 수익률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PB는 "부가세를 10% 낸다는 것은 처음 매입할 때 가격보다 10% 이상이 올라야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산가가 투자다변화 차원에서 현물에 투자한다면 모를까, 일반인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1월만 해도 38억 원 어치의 골드바가 팔렸지만 지난달 말에는 12억 원에 그쳤다. 국민은행 역시 1년 전만 해도 58억 원어치가 팔렸지만, 지난달 말에는 16억 원치만 나갔다. 신한은행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금값은 달러화에 연동되기 때문에 골드바나 골드뱅킹 모두 금 시세 변동과 별도로 원·달러 환율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금값이 올라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원화가치 상승) 손실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