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의 알리바바 지난해 4분기 실적 '굿', 시장 반응은 "글쎄"

2016-01-29 10:43
미국 아마존도 비슷한 신세, 역대 최대 실적에도 시장은 '실망'

마윈의 알리바바가 지난 4분기도 훌륭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28일 주가는 하락했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글로벌, 중국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를 훌륭한 실적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들 기업이 '선전'했지만 향후 전망에 대한 비관적 정서가 짙어진 때문이다.

신경보(新京報)는 알리바바 28일 저녁(현지시간) 공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모두 두 자릿 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른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알리바바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32% 급증한 345억4300만 위안(약 6조3000억원), 순익은 163억5800만 위안(약 3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32억 위안, 103억 위안을 모두 크게 웃돈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세계인의 쇼핑축제인 '싱글데이(광군제)' 할인 행사로 하루 매출 912억 위안을 올린 것이 실적 호조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됐다.

알리바바의 톈마오, 타오바오 등 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 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거래고객 수는 전분기 대비 2100만명이 늘어난 4억70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 쇼핑 이용 고객이 전체의 60%에 달하는 3억9300만명에 육박했다.

이 외에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전담하는 아리윈(阿里雲)의 초고속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4분기 아리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126% 급증했다.  

하지만 시장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심지어 실적 발표 당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알리바바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무려 3.8% 급락한 66.92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알리바바의 지난 실적은 훌륭했지만 향후 전망은 어둡다는 시장 전망에 힘이 쏠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중국 성장률은 25년래 최저치인 6.9%를 기록했다. 당국의 각종 부양책에도 중국 경기하방 압력이 가시지 않으면서 경기 악화에 대한 시장 우려가 증폭되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 금융계의 '큰 손' 조지 소로스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중국 관영언론 등이 중국 경제 경착륙 여부를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인 것도 시장 불안감을 방증하는 사례다. 글로벌 경기 상황도 비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중국 4분기 영업이익이 23%나 급증했지만 이는 전분기보다 증가폭이 다소 둔화된 것으로 이는 알리바바의 초고속 성장도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는 의미"라며 "최근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타격을 알리바바라고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역시 알리바바와 비슷한 상황이다. 아마존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125% 급증한 4억8200만 달러(약 5824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동기대비 22% 늘어난 367억 달러(44조3450억원)를 기록, 분기 기준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시장은 실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글로벌 경기둔화와 아마존 경영전략의 헛점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날 아마존 주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28일 실적 개선 기대감에 8.91% 급등한 635.35달러로 장을 마감했지만 공개된 성적표가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13%를 크게 웃도는 낙폭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