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무슬림 국가의 최고 지도자와 가톨릭교의 우두머리가 만났다. 

AP통신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조인된 이란 핵협상과 더불어 중동 지역 위기 사태 등 다양한 국제 문제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유럽 방문 중인 로하니 대통령은 교황을 방문했다. 이는 지난 1999년 이래 처음으로 성사된 만남이다. 

바티칸은 성명을 통해 "중동의 여러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데 있어 이란이 인근 국가와 협력하고, 핵협상 타결 내용을 잘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관심이 모아졌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평화와 화해를 이루는데 종교계의 책임이 크고, 종교 간 대화도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티칸은 "테러리즘을 격퇴를 위해서 이란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40분간의 면담 뒤 로하니 대통령은 교황에게 "저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교황은 로하니 대통령에게 바티칸을 방문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평화를 빈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교황에게 이란산 카페트를 선물했고 교황은 빈자를 도운 성자 마틴의 모습이 새겨진 메달을 선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일각은 이번 로하니 대통령의 바티칸 방문이 온건한 이미지를 서방세계에서 구축하기 위한 의도라고 풀이했다. 이를 통해 시리아 내전과 테러리즘 등 중동지역 문제에 대해서 이란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계산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에 앞서 로하니 대통령은 이탈리아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란은 중동지역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며 "이란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유럽 첫 방문국인 이탈리아에서 양측이 체결한 계약 규모는 170억유로(약 22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