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꽁꽁’…역대급 눈보라에 60cm 이상 적설량 기록

2016-01-23 18:37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서울지역 한파 경보가 5년 만에 발령된 가운데 미국에도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에 따르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한 동부지역에 역대급 눈폭풍이 쏟아지고 있다.

전날 오후 1시쯤에 기해 시작된 눈발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워싱턴D.C.와 인근 버지니아 주, 노스캐롤라이나와 펜실베이니아 주 남쪽 필라델피아 등을 뒤덮었다.

미국 기상청은 이번 눈폭풍으로 워싱턴D.C.의 강설량이 '역대급'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말까지 워싱턴D.C.에는 2피트(61cm) 이상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됐다. 필라델피아와 뉴욕의 예상 적설량은 각각 30∼46㎝, 20∼25㎝다.

AP통신은 "미국 기상청은 2010년 워싱턴D.C. 등 미국 동부를 강타한 '스노마겟돈'(Snowmageddon·눈과 최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말)과 비교할 만한 눈폭풍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전날 오전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휴교령을 내렸다. 테네시와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 뉴저지 등 다른 주에서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번 눈폭풍에 영향을 받은 시민은 8500만명으로 미국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한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폭설에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22일부터 이틀간 7100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다.

또 워싱턴 지하철의 운행이 22일 밤을 기해 오는 24일까지 완전히 중단됐다. 폭설로 지하철 운행을 멈추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인명 피해도 있었다. 미국 언론들은 눈폭풍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8명이 날씨와 관련된 교통사고 등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남동부 지역에서 13만3000가구가 정전 사태로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

폭설로 발이 묶일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버지니아 등 주 곳곳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의 재고는 동이 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