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업무보고] "북한 스스로 위기감 느껴 핵포기 하는 '총체적' 접근 하겠다"

2016-01-22 10:45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외교부의 22일 업무보고에서 북핵·북한 문제를 '총체적으로' 접근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북한이 스스로 위기감을 느껴 핵 포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총체적 접근의 골자로 분석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4차 핵실험을 통해 (핵·경제) 병진노선 고수를 행동으로 보여줬다"며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도록 압박해 나가는 것과 동시에 비핵화 문제를 함께 접근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미국, 일본 등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선(先) 유엔 안보리 제재, 후(後) 양자제재' 방식의 전방위적인 대북 압박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되는 새 대북제재 결의에 과거보다 강력하고 포괄적이며 실효적인 내용을 담는 데 우선 집중하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한·미·일 등의 양자 제재도 동원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제재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북한, 특히 김정은 정권이 압박을 느낄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도 들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소식통은 "안보리 제재는 시작"이라며 "양자제재가 있을 수 있고, 그다음으로 제재가 아니라도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여러 조치가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압박 외교의 방편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 공조를 제시한 것은 이런 점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이다.

정부가 '총체적 접근'을 내세운 것은 대북 압박의 전략적 목표가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신호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핵을 추구하는 한 북한 정권 자체가 존립에 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압박까지 염두에 두겠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UN 홈페이지]

실제로 정부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남북관계보다도 비핵화에 뚜렷한 우선순위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간 '선순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올해는 북한의 비핵화 압박을 통일부의 추진전략에서도 첫 순위에 놓았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 '최상의 한중관계를 구축했다'고 자평한 외교부가 올해에는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북핵불용 원칙의 실질적인 이행을 확보하겠다"고만 언급한 것도 한중 간의 미묘한 차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는 업무보고에서 주변 4국 외교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한미일, 한미중, 한일중 등 역내 3각 협력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미국·중국 등 주요국들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구체적인 전략은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