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54) 中 수퍼리치 사는 호화아파트 "억 소리 나네"
2016-01-22 06:30
베이징 '판구다관'…상하이 '탕천이핀'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베이징에 '판구다관(盤古大觀)'이 있다면 상하이엔 '탕천이핀(湯臣一品)'이 있다.”
판구다관과 탕천이핀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 호화주택의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의미가 있는 최고급 호화아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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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천이핀 뒤편으로는 상하이 랜드마크인 진마오(金茂)빌딩, 상하이 월드파이낸셜센터가 마치 병풍처럼 자리하고, 황푸강 맞은 편으로는 와이탄의 이국적 건물들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A~D, 총 4개 동으로 이뤄진 탕천이핀의 A, D동은 장기임대용 레지던스호텔로, 나머지 B, C동은 주상복합 아파트다. 아파트의 경우 ㎡당 20만 위안에 매매되고 있다.
홍콩 유명 건축설계사 량즈톈(梁志天)이 설계한 탕천이핀은 모두 44층으로 높이가 최고 153m에 달한다. 건물 꼭대기가 마치 '정1품' 관료의 모자 정수리를 연상케 해 아파트 브랜드 이름도 ‘정1품 신하(臣一品)’라는 뜻이 담긴 탕천이핀이라 지었다.
일본 미쓰비시사의 최첨단 나노 기술을 이용해 코팅한 건물 외관은 옅은 황금빛을 띤다. 이 색깔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다는 이른 바 ‘탕천 컬러’다.
현재 767㎡ 면적의 탕천이핀 복층 아파트의 월 임대료는 최고 28만 위안. 지난해 상하이 최고 임대료 신기록을 경신했다. 하루에 9000위안인 셈으로 웬만한 5성급 호텔의 프레지던트룸 객실료에 상당하는 가격이다.
이곳엔 궈징밍(郭敬明)등 중국 유명인들도 살고 있다. 지금은 체포됐지만 1조7000억원이 넘는자금을 굴렸다는 중국 사모펀드 '큰손' 쉬샹(徐翔) 역시 이곳에 거주했다.
그래서 아파트 내부도 아무나 드나들 수 없도록 24시간 보안이 철저하게 이뤄진다.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로비, 엘리베이터, 현관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비밀번호, 지문인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집을 구경하는 데에만 1억 위안 이상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증명서가 필요하다고 전해진다.
베이징의 판구다관의 역사는 탕천이핀보다는 짧다. 하지만 그 유명세는 탕천이핀 못지 않다.
베이징 올림픽주경기장 '냐오차오(鳥巢)'와 수영경기장 '수이리팡(水立方)'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판구다관은 영화 ’트랜스포머4’ 에 등장해 우리의 눈에도 매우 익숙하다.
판구다관의 이름에서부터 중국 황실의 기운이 물씬 풍겨난다. 판구는 중국 천지를 창조했다고 전해지는 전설 속의 인물, 반고의 중국어 발음이다. 아파트 3개 동과 오피스빌딩, 호텔 등 총 5개 동으로 이뤄진 판구다관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꿈틀거리는 용을 연상케 한다. 대만 타이베이 101빌딩 설계자 리쭈위안(李祖原)이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판구다관이 자리한 위치도 풍수지리적으로 최고의 명당자리다. 바로 ‘용의 맥’으로 불리는 자금성과 톈안먼 등을 지나는 베이징의 남북을 잇는 중심축 선상에 놓여있다.
판구다관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아파트 건물 꼭대기층 지상 85m 높이에 위치한 공중 사합원(四合院, 베이징 전통 주택양식) 12채다. 1.5m 높이의 흙을 깔아 만든 중앙정원과 인공연못, 개폐가 가능한 널찍한 투명 유리의 지붕, 내부에 설치된 2개 소형 엘리베이터까지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한다. 내부는 까시나, 모로소, 아르테미데, 모오이 등 유럽 초호화 명품 가구들로 꾸며졌다.
1채당 면적은 약 700㎡로 하루만 빌리는 데 100만 위안(약 1억8000만원)이다. 연간 임대료는 1억 위안 정도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 빌 게이츠가 거금을 내고 한 채를 빌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판구다관을 만든 사업가는 현재 부패 혐의로 미국에 망명 중인 궈원구이(郭文貴)다. 그는 한때 정·재계 고위급 인사를 모셔놓고 공중 사합원에서 파티를 즐기며 인맥을 쌓았다. 당시 궈원구이가 만든 사교클럽은 '판구회'라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