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 지원 중단 유치원들 대출도 막혀 난항
2016-01-20 09:46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유치원들이 누리과정 예산 지원 중단될 위기에서 대출을 받을 길도 막혀 있어 난항에 빠져 있다.
20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이 학교 법인만 교육청 허용시 차입이 가능하고 대부분 개인이 운영하는 유치원의 경우에는 운영을 위한 대출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아 대출이 불가능하다.
초중고등학교의 경우 법인이어야 설립할 수 있지만 유치원의 경우에는 법인이 아니더라도 일정 시설과 교원을 갖추면 설립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대부분 개인 운영이다.
유치원들은 일반적으로 20일부터 25일 사이에 이뤄지던 누리과정 예산 지원이 중단되는 경우 인건비 등 운영비가 모자라는 상황이 닥치는데도 원장 개인적으로도 유치원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차입경영을 할 수 있도록 법령에 규정돼 있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에 놓여 있다.
개인적으로 주택 등을 담보 등 개인 신용으로 대출받는 것은 제한이 없지만 마땅한 담보가 없는 경우 유치원을 담보로 대출 받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유치원들은 누리과정 예산 지원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는 경우 서울교육청에 유치원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유치원 원장 개인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지 않은 법령에 대해 법인의 의미를 개인으로 확대해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중이지만 명확한 판단을 아직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법령이 유치원 원장들이 차입경영을 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아 그동안 법인만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 왔다”며 “여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허용할 경우 규칙에 어긋나게 돼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를 판단중”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누리과정 예산 지원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출이 어려운 경우 대부분의 유치원들이 차입 경영도 어려워 난관에 처할 전망이다.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지원 중단이 예상되는 지역은 현재 서울과 경기, 전남과 광주 지역이다.
어린이집의 경우는 아이사랑 카드 결제 후 익월에 누리과정 예산 지원이 이뤄지게 돼 한달간은 여유가 있다.
서울, 전남, 광주는 의회가 교육청이 편성한 유치원 예산까지 삭감해 집행이 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재의 요구에도 시도의회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균형 편성을 촉구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들 지역에 공문을 보내 삭감돼 유보금으로 남아 있는 예산을 활용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집행을 하려는 노력을 요구했으나 역시 의회의 의결이 필요해 성사가 불투명하다.
경기의 경우 예산안 통과가 이뤄지지 않아 준예산 상황인 가운데 교육부가 의무지출 경비인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집행을 놓고 준예산 편성을 촉구하고 있지만 교육청은 의회의 삭감안을 감안해 준예산으로 편성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우선 도의회의 내주까지 예산안 의결 상황을 지켜 보겠다는 계획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가 21일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참석해 다시 한번 교육감들과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놓고 방안 마련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지만 이 부총리가 참석한다 하더라도 지난 18일과 같이 논의가 겉돌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다수다.
교육부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총회에 참석해 인사말 정도를 하는 것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참석 여부를 검토중으로 논의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협의회에 타진하고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이 부총리가 21일 교육감들과 만나 보다 진전된 안을 가지고 논의가 이뤄지면서 문제 해결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시의회도 재의 요구에 따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조속히 다시 편성해 줘야 파국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