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금융시대-상] 마우스 클릭이 금융거래 대신한다…'한눈에·한번에' 시리즈 쏟아져
2016-01-20 15:06
아주경제 장슬기·이정주 기자 = # 최근 서울 모처로 거주지를 옮기게 된 직장인 김모씨는 '금융상품 한 눈에' 사이트에 접속해 각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비교했다. 금리방식과 상환방식, 월평균 상환액 등을 꼼꼼히 따져 대출을 받은 김씨는 첫 새집 마련에 성공했다. 김씨는 '페이인포' 사이트에도 접속해 그 동안 중구난방이었던 전기세, 관리비, 통신비 등 각종 자동납부 서비스를 주거래 은행 한 곳으로 모았고, '금융주소 한 번에' 서비스를 통해 모든 거래 금융회사에 등록된 자신의 주소를 새 주소지로 일괄 변경했다. 또한 새롭게 자금을 모아보자는 의미로 '보험다모아'에 접속, 이율이 비교적 높은 온라인 전용 저축성보험 상품을 선택해 가입했다.
'금융상품 한 눈에' '금융주소 한 번에' 등은 금융당국이 최근 출시한 온라인 금융거래 서비스들이다. 특히 이 서비스들은 기존 은행 창구를 통해야만 가능했던 각종 금융거래들을 온라인화하고, 이를 통해 절감되는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구축한 핀테크 선순환 구조의 대표적 사례다.
◆ 상품 비교도 가입도 변경도 모두 '온라인으로'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출범한 지 한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초기단계이지만, 비교적 성공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이 출범시킨 온라인 서비스들은 직접 은행 창구를 찾아야만 했던 소비자들의 불편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다모아의 경우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전 보험사의 보험료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으며 온라인 전용 상품을 해당 사이트에서 직접 가입하는 경우에는 설계사를 통한 가입보다 최대 15%까지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현재 보험다모아 사이트의 보험료 비교 기준에 개인별 특성이 적용되지 않아 세부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까지 이를 적용한 보완 시스템을 마련키로 했다.
전 금융권의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이는 '금융상품 한 눈에'도 출시 첫 날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1위로 떠오르는 등 금융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해당 비교공시 사이트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연금저축 등 다양한 금융회사의 상품을 온라인상에서 직접 비교해볼 수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18일 선보인 '금융주소 한 번에' 서비스 역시 소비자들의 편의성 제고를 중점으로 둔 서비스다. 기존에는 금융회사에 등록된 주소를 변경하려면 일일이 연락해야만 했지만, 앞으로는 한 금융회사에서 주소 변경을 신청한 경우 타 금융회사까지 변경내용이 반영된다.
금융권은 이 같은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우편물의 오배송 등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놓는 '한눈에·한번에' 시리즈에 금융권 안팎이 주목하는 이유다.
◆ 온라인 전성시대…구조변화 불가피
본격적인 '클릭금융시대'는 올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입된 서비스 외에 온라인에서 전 은행권에 있는 본인 명의의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해지까지 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하반기 도입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선보인 계좌이동제(페이 인포)가 자동이체 정보를 자동전환해 주는 서비스라면,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 인포)는 은행에서 잠자고 있는 휴면계좌까지도 쉽게 해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그 동안 버려졌던 휴면 계좌 또는 장기 미사용 계좌들을 온라인에서 한 번에 정리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은 은행 창구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서는 이를 유지 및 관리하기 위해 사용됐던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여기에 온라인상에서 대출이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출범한다면 금융권의 혁신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의 금융거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만큼, 금융회사들은 온라인 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 보안 부문을 강화하는 등 구조적 변화를 단행해야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술발전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 인력은 물론 조직 자체의 변화와 함께 구조조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은행의 실적 하락과 기술 발전 두 가지가 겹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