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 "차이잉원 당선...중국 급할 필요없다, 방법 있어"

2016-01-18 15:56
중국 관영 환구시보 "중국 경제력 더 커지면 대만 '양안관계' 중시할 수 밖에 없다"
환구시보 15일 JYP 쯔위 사과 동영상 "위로의 메시지, 중화민족의 빛이 되라"

중국 관영언론이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의 대만 총통 당선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표출하고 있다. 차잉잉원 대만 총통 당선자의 모습. [사진=바이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가 대만 첫 여성 총통,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당선 등 정권교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잇따라 드러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8일 '중국은 급할 필요없다, 민진당도 경제의 중요성 곧 깨달을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중국과 대만 양안관계가 일시적으로 흔들리겠지만 대만은 중국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차이 당선자와 민진당은 제대로된 양안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구시보는 "차이 당선자가 대만인의 뜻에 따라 양안관계를 이끌어 가겠다는 공약으로 득표했다"며 "이는 안정궤도에 들어선 양안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의미"라며 우려했다.

또 "양안관계를 대만 민심을 기준으로 대처하겠다는 논리는 비현실적이다, 양안관계인데 13억 대륙의 민심을 무시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차이 당선자가 대만사회에 위험한 '환상'을 심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대만이 중국 본토에 등을 돌리고 대립각을 세우더라도 오래갈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환구시보는 "중국이 계속 성장하고 경제적 영향력이 커져 대만의 '생사'가 대륙과 직결되게 되면 집권당이 누구든, 누가 총통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대만 정치의 최우선 과제는 '안정적인 양안관계 유지'가 될 것"이라며 차이 당선자와 민진당은 "대만의 정치적 독립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의 중요성을 확실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위해 중국이 강경조치에 나설 수 있음도 암시했다. 대만이 중국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 군사력 강화를 통한 미군의 대만 보호역량 약화 △ 중국 본토와 대만 경제 융합을 통한 의존도 확대 △ 강력한 정치·외교 제재카드 동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화민국 국기 논란으로 중국 네티즌의 질타를 받은 JYP 트와이스 쯔위가 유튜브 공개 사과 동영상을 올려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쳐]


환구시보는 지난 15일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대만과 중국 양안관계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JYP 트와이스의 쯔위(저우쯔위·周子瑜·) 유튜브 사과 동영상을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어린나이에 고향을 떠나 어렵게 오디션을 통과해 성공한 아름다운 소녀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서 "13억 동포의 힘으로 용감하게 이겨내 중화민족의 빛이 되라"고 격려했다.

이는 차이 당선자가 16일 당선 소감으로 쯔위를 언급하며 "한국에서 성장하는 16살의 어린 대만 연예인이 중화민국 국기를 들고 있는 화면으로 억압받았다"면서 "대만인의 분노를 일으킨 일"이라고 말한 것과 상반된다. 

차이 민진당 후보는 지난 16일 치뤄진 선거에서 56.1%의 압도적 득표율로 대만, 중화권 사상 첫 여성 총통이 됐다. 같은 날 치러진 총선에서도 민진당이 전체 113석의 60%에 달하는 68석을 차지하며 1986년 창당 첫 다수당이 됐다. 친중 성향 국민당의 8년간 집권이 마침표를 찍게되면서 '양안관계' 변화에 대한 우려감이 중국 본토로 번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