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해수부 출범 20년…수산업 앞세워 바다서 고부가 창출”

2016-01-18 08:01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 수산업 수출 등 내실 다지기 주력
“한·중 FTA 절호의 기회…첨단 연어양식 등 기술력도 충분”
침체된 해운업 선순환구조 바꿔 살릴 것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수산업 수출 경쟁력 강화가 수산업이 미래 고부가가기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제공=해양수산부]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해양수산부가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는다. 지난 2013년 4월 재출범하며 해양수산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 해수부가 올해 남다른 의지를 불태우는 이유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그동안 해수부가 추진한 해양수산 정책들이 올해 가시적 성과로 나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분위기도 좋다. 올해 핵심 정책으로 내놓은 수산업 수출이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해수부는 양식업 현대화, 현지 중심 타깃 마케팅, 어촌 수익 극대화 등으로 수산업을 한국 경제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윤 차관은 “세월호 사고 등으로 국민 신뢰를 잃어 직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지기도 했었지만 유엔(UN)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 및 북태평양수산위원회 사무국장 배출 등으로 우리나라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 “왜 수산업인가…무한한 성장가치에 주목하라”

“수산업은 미래성장 산업화 및 해양신산업 육성 기반 마련과 함께 지난해 김 수출액 3억 달러 달성, 컨테이너 물동량 3% 이상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해양수산 분야 경쟁력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윤 차관은 올해 해수부 핵심 정책으로 ‘수산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주저 없이 ‘경쟁력’을 꼽았다. 우리나라 전통 1차 산업을 핵심 정책으로 내놓는다는 것은 그만큼 이 분야에서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못할 경우 해수부가 받을 위험도 역시 크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수산업을 변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도 해운업과 수산업 등 전통적인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 경영상황 악화 등으로 수익 증가가 녹록지 않다.

윤 차관은 “대외 여건이 좋지 않다는걸 잘 안다. 그렇지만 내수와 수출 균형을 통한 경제활성화 정책기조에 맞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해양수산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겠다”며 “해양수산부가 부활한 의미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해수부는 수산업 수출확대와 경쟁력 강화방안을 보고했다. 스낵 김, 굴, 어묵과 같은 전략품목을 중국과 미국 등 주력 시장에 수출하기 위한 상품화·생산 확대, 통관·물류망 구축, 홍보·마케팅 등 종합적인 지원방안이 담겼다.

또 연어와 참다랑어 등 고급어종 양식기술 개발과 수산물 자원회복, 어촌·해양관광 활성화, 어업인 복지 확대 등 어촌활력 증진 계획도 포함됐다.

윤 차관은 “수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지난해 19억3000만 달러였던 수산업 수출액을 올해는 23억 달러까지 끌어 올리겠다”며 “해수부 직원들이 육지의 4.5배에 달하는 해양을 책임지고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자신이 맡은 업무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자유무역협정(FTA)은 수산업 기회…과감한 정책 필요

해수부가 수산업 수출을 강조하는 이유는 자유무역협정(FTA)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수산업 수출에 과감한 정책을 집중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중 FTA 발효를 계기로 개방되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산물 수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절호의 시점인 셈이다.

윤 차관은 “최근 중국의 1인당 수산물 소비 증가세와 관세인하 효과를 고려할 때 중국 사람이 수산물을 1Kg 씩 더 먹으면 138만 톤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는 우리나라 연간 양식생산량 155만 톤에 버금가는 규모로 대중국 수출 증가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중국 시장 트렌드에 맞는 고차 가공식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중국 내 주요도시에 있는 수출지원센터(북경, 청도, 상해)를 수출전진기지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 수출통합브랜드 ‘K-Fish’ 인지도 확산을 위해 케이씨푸드 페어(K-seafood Fair) 개최, TV홈쇼핑, 전자상거래(온라인 몰 페이판에 한국수산식품 전용판매관 운영) 등 다양한 유통채널 활용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CJ 대한통운 등 중국에 진출한 물류기업과 협력으로 중국 내 물류유통망을 구축하고 비관세 장벽 해소 차원에서 중국 검역당국과 협력도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 진일보한 ‘첨단양식’ 수산업 미래를 밝히다

해수부가 수산업 수출에 자신감을 보이는 분야 중 하나가 ‘양식업’ 이다. 그동안 내수 중심 양식업을 수출로 확대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양식업은 수산업에서 비교적 오래된 기술 중 하나다. 최근 양식 수출 품목으로 주목받는 연어 역시 진일보한 국내 양식업 기술의 산물이다.

해수부는 1980년대 중반부터 연어양식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해 현재는 연어양식 기술이 세계 수준까지 올랐다. 연어는 대표적인 한해(寒海)성 어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 높은 수온으로 연중 양식이 어려웠다.

연어의 최적 수온은 17℃이하로 20℃ 이상 수온에서는 폐사가 발생하므로 6월 이전까지 일시적으로 양식은 가능하지만 수입산 대형 연어(5~7kg)와 경쟁자체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강원도 고성에서 여름철에 해상 가두리를 수심 30m까지 하강시켜 고수온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확보해 연중 연어양식이 가능해졌다.

윤 차관은 “올해는 연어 양식사업을 하는 동해 STF사에서 700톤을 상업 출하하고 이중 일부는 중국에서 마켓테스트도 할 예정”이라며 “최근 국내 연어 수요가 급속히 증가해 지난해 11월 기준 소비 규모는 2만9000톤(수입량 2만8780톤+생산량 195톤)에 육박하고 있지만 99%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국내 연어양식 수출에 기대를 걸었다.

윤 차관은 이어 “연어양식기술 개발·보급, 시설지원 등 다양한 지원으로 양식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세계 연어시장 30% 가량을 점유하는 하베스트사를 벤치마킹해 ‘한국형 마린 하베스트사’를 육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수자원 보호 중요성을 일깨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해수부는 수산업 수출뿐만 아니라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 중인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도 올해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명태는 사실상 ‘멸종’ 상태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윤 차관은 “과거에 흔히 ‘노가리’라고 부르는 어린 명태를 과도하게 남획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1970년 명태 금지 체장 규제를 폐지한 이후 어린 명태 어획 비중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명태 어획량이 급격하게 감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명태 생산량(노가리 포함)은 1981년 16만5837톤으로 연근해의 대표 어종이었다. 그러나 1986년 7만9373톤이던 명태 생산량은 1991년 2만220톤으로 급격히 줄었다. 이후 1996년에는 8270톤으로 1만톤을 채우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100톤, 2007년 이후에는 1~2톤이 고작이다.

명태가 연근해에서 사라지자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게 됐다. 명태 소비가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전략 수입은 어가 수익에도 상당한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지난 2007년 이후 동해에서 사라진 명태를 국민식탁에 다시 올리기 위해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에는 김영석 장관이 직접 현장에서 20㎝까지 자란 명태 치어 3만9000 마리 중 1만5000 마리를 강원도 고성군 연안 보호수면에 방류했다.

윤 차관은 “명태살리기 프로젝트가 성공해 명태자원이 회복되면 국내매출과 수입 절감효과 등 연간 약 4800억원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나라 수산자원 회복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국민에게 수산자원 보호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침체된 해운업 발전하려면 구조부터 바꿔야”

해수부가 여러 가지 해양수산 발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고민거리도 적지 않다. 그 중 하나가 침체된 해운업이다. 수출 부진도 해운업 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더 시급한 것은 구조적 문제라는 게 윤 차관의 견해다.

윤 차관은 “해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리부는 크게 두 가지로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며 “우리 해운업이 호황기에 선박을 발주하고 불황기에 헐값으로 이를 매각하는 과거 사이클로부터 탈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선박을 저가에 도입하여 고가로 선박을 매각하는 선순환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30일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발표한 ‘선박 신조 지원프로그램’과 함께 지난해 8월 공식 출범한 한국해양보증보험을 활성화해 선사 선박확보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윤 차관은 이어 “선사들이 시황을 정확하게 판단·예측하고 중장기적으로 운임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헷징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며 “시황 정보를 생산하고 운임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한 해운거래소를 설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운업뿐만 아니라 그동안 해수부가 추진한 크루즈·마리나 산업 육성, 해양산업 클러스터 도입, 수협 구조개선 등 정책도 올해 내실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펼쳐왔던 정책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나하나 챙기겠으며 새로운 시각에서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잘 관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는 해양수산부 설립 20주년이 되는 해로서 바다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고 바다를 국민 행복공간으로 만들어 해양수산부 존재 이유를 각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 프로필 = 1961년 출생, 강원도, 한양대 행정학과 석사, 행정고시 29회, 해운항만청 제주항건설사무소, 국제노동기구(ILO), 해양정책국 해양환경 과장, 2010년 여수세계박함회유치지원단, 주영대사관 주재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중앙해양심판원장, 대통령비서실 해양수산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