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이얼, 美 GE 가전부문 전격 인수

2016-01-15 19:21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중국 최대 가전제품 제조업체 칭다오 하이얼(靑島海爾·이하 하이얼)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 부문을 인수한다.

하이얼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GE 가전사업 부문을 54억 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양사는 올해 중순까지 주주 승인과 규제 당국 승인을 거쳐 인수 계약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만약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이는 중국 가전 기업으로서는 최대 규모의 해외 인수합병이 될 전망이다.

하이얼은 2014년 기준으로 326억 달러의 매출을 거둔 세계 최대 가전업체이자, 6년 연속 글로벌 백색가전 세계 1위를 지킨 브랜드다. 시장 점유율은 10.2%에 달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냉장고, 세탁기, 온수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인수 합의로 하이얼은 저가 가전업체의 이미지를 벗고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백색가전 시장의 1위 업체는 월풀이며, GE는 4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하이얼은 인수 이후에도 GE 브랜드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장루이민(張瑞敏) 하이얼 그룹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상호 신뢰와 전면적인 전략협력으로 서로에게 고부가가치 창출 기회가 열릴 것”이라며 “양사 제품의 품질도 한층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E는 1905년 전기 토스터 판매를 시작으로 100년 넘게 가전기기 제조 사업을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 이를 매각하고 파워터빈, 제트엔진, 원유·천연가스 생산장비 등 고부가가치의 첨단기술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

GE는 지난해에도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에 가전사업부를 매각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결국 미국의 반독점 감독 당국의 제동 때문에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