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성소수자 길에서 손잡는 행위 금지

2016-01-15 16:35

 

[사진=다큐멘터리 "사냥: 러시아내 게이와의 전쟁"]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러시아가 동성애 커플이 길에서 손잡는 행위를 금지할 방침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법안을 두고 찬성자들은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반대자들은 성소수자 차별 분위기를 조성한다며 반발한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전통가치를 보호한다는 근거를 들어 다음주에 러시아 의원들이 반동성애 법안을 제정할 예정이다. 공공장소에서 동성애 커플이 키스를 하거나 손을 잡는 등 애정 표현을 할 경우, 최대 5000루블(약 8만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하거나 최대 2주 징역을 구형하는 것이 골자다. 

만약 행위가 학교 주변이나 아이들이 밀집된 장소에서 발생하면, 처벌은 징역 15일까지 확대될 수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동성애 프로파간다"라는 법안을 통과시켜 성소수자의 대중연설, 시위 등을 금지시켰다. 

당시 블라디미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정치권은 "러시아의 전통에 반하는 관계(동성애)"가 러시아의 도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며 동성애 프로파간다 법에 호의적이었다.

이에 국제인권감시기구인 휴먼라이츠와치는 이러한 법안들이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를 부추기고 성소수자를 폭력과 차별의 위험에 노출시킨다"며 비판했었다. 

2013년 법안에서 더 확대된 것으로 평가되는 이번 새법안에 대해서도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 것인지 구체적이지 않아 법적용을 남발할 수 있다며 많은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  

현재 크렘린궁은 별다른 언급이 없으나 푸틴 대통령은 암묵적으로 반동성애법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우리가 아이들을 평화 속에 둬야 한다고 믿는다”며 동성애 반대법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