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vs 케이블TV 갈등 최고조 'VOD 끊기자 광고 중단' 맞불

2016-01-13 15:28

비상총회에서 SO대표들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KCTA 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지상파 3사가 케이블TV에 대한 VOD(다시보기) 공급을 중단한데 대한 대응 조치로 케이블TV 측이 지상파 광고 송출 중단을 선언하면서 국내 방송 업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국 케이블TV방송사(SO)들의 모임인 SO협의회는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지상파 방송사 MBC 채널의 광고 송출 중단을 결의했다. 지상파 방송사 중 MBC의 광고 송출을 중단하게 된 이유에 대해 최정우 케이블TV VOD 대표는 "VOD공급 중단 사태를 야기한 주동자가 MBC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3사는 이달 1일부터 케이블TV 가입자를 대상으로 신규 VOD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케이블TV는 인터넷TV(IPTV)와 동일 수준으로 VOD 공급대가 인상 안을 수용했으나, 지상파 측이 재송신 문제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개별 SO 10개사에 대한 VOD 공급 중단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케이블TV는 지상파의 VOD 공급 중단에 대해 "케이블 시청자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 상대를 차별하는 명백한 부당행위"라고 반발했다. 

이날 비상총회에 참석한 배석규 케이블TV협회장은 "SO들은 지상파가 요구하는 VOD 인상 요구와 CPS(가입자당 정산방식)도 모두 수용했는데, 받아들이기 어려운 추가 조건을 내세워 협상을 중단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우리가 광고 중단을 결의한 것은 시청자들에게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자 자구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


앞서 이달 8일 케이블TV 측은 지상파 측에 VOD 공급과 협상 재개를 요청하는 내용 증명을 발송해 13일까지 회신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상파 측은 사실관계를 부정하는 일관된 주장을 담은 장문의 문서만 회신해왔다. 

이에 따라 케이블 업계는 지상파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15일부터 평일은 저녁 6시부터 밤12시까지 6시간, 주말은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8시간 동안 광고 송출을 중단할 계획이다.

광고가 중단되면 기존 광고화면이 사라지면서 검정색 화면만 나타나, 시청자들이 '방송사고'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으나, 케이블TV 측은 검정화면이 나타나면 광고 송출이 중단됐음을 알리는 안내를 내보내 시청자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일 방침이다.  
한편, 케이블TV 측은 앞으로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중단됐던 VOD공급이 재개되면 광고 송출 중단도 협의를 진행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종삼 SO협의회장은 "우리는 지상파가 좋은 협상을 통해 좋은 결말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로 이번 총회를 열고 VOD 공급 중단에 대한 대응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응하는 것이지 실력행사를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